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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Oct 20. 2023

지사의 종류 및 진화방향

본사 관점에서 지사의 포지션

같은 지사라도 특히 유통채널 생태계의 구조에 따라 역할/규모/문화 등이 완전히 달라진다. 지사는 본사 입장에서 보면  그 지역의 법인의 한 종류이며, 지사 이외의 운영 옵션이 많다. 


법인의 종류

우선, 본사와 지역(한국)의 법인과의 관계에는 크게 3 종류가 있고, 어디까지 연결되느냐에 따라 한국 내 법인의 종류/명칭이 달라진다. 즉, 거래/시스템/지분의 조합에 따라서 한국 내 법인의 종류가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거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대금을 받는 관계

시스템: 본사의 이메일, 사내 시스템 등을 한국 직원들에게도 오픈한 관계

지분: 한국 내 법인의 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유 (단, 몇 % 이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없으나, 지분이 있다면 대부분 최대 주주인 경우가 많다)


지사

본사가 한국 법인과 거래/시스템/지분 관계를 모두 갖추고 있으면 지사가 된다. 대부분의 지사들이 여기에 해당되며, 지분의 형태는 100% 소유가 일반적이나 현지의 파트너와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합작사를 세우는 경우(스타벅스가 과거 이마트와 지분을 50% 투자해 설립한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도 있다. 


Affiliate

한국말로 적절한 단어가 없어서 Affiliate라고 일단 명시한다. 본사와 거래를 하고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지분 관계가 없는 경우도 있다. 스타벅스가 2021년 계약 만료시점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2022년 명칭도 변경된 현재의 SCK Company는 지사보다는 Affliliate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스타벅스 본사에게 로열티를 지불하고, 본사의 정책/전략을 긴밀히 따르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겠다. 


FILA Korea도 FILA 본사의 지사로 시작, 윤윤수 회장이 지사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사보다는 Affiliate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FILA Korea가 FILA 본사를 인수하게 되는 일이 상당히 놀라운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Smoothie King도 한국 법인이 본사를 인수한 사례이다. Affiliate가 아닌, 지사가 본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지사의 지분을 본사가 보유하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지분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고, 그 이전에 지사장은 본사의 직원이라 그렇게 과감한 실행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성향도 한 몫하는데, 이는 이후에 상세히 다룬다. 


대리점

본사와 지분관계도 없고,  거래를 제외하면 시스템은 독립적으로 구축/운영하는 경우는 대리점이라고 부른다. 본사와 직접 거래를 하고 국가 전체의 판권을 가진 경우 총판 대리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본사는 총판대리점을 인수해서 지사로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지사의 역할과 진화방향

지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미션은 흔히 “숫자를 맞춘다”라고 표현하는 매출 목표 달성이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채널(Channel), 즉 판매망이다. 이는 대부분 대리점이라는 체계와 같이 움직이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지사장의 역할에 매우 중요하다. 


우선, 한 외국 기업이 해외 시장 (예: 한국)에 진출할 때 바로 지사부터 세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부분 3 단계를 거치면서 진화해 나가며 이를 일반화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물론 예외는 있으며, B2B (Business=to-Business)에 더 적합한 개념이다


1.  총판 대리점 체계

해당 국가에 최초 진출할 때는 시장 이해도 부족, 규제, 리스크 관리 등 이유로, 그 시장의 대리인에게 판매 권한을 주고 이 계약 관계를 기반으로 그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이러한 현지 업체를 대리점 (Distributor 또는 Channel Partner/CP)이라고 한다. 


초기에 다수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대리점 간의 역할 구분에 대한 자신이 없을 경우, 한 대리점에게 독점 공급권을 주고, 이를 총판 대리점이라고 한다. 


총판 대리점은 다단계처럼 하부 대리점을 두고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총판 대리점 혼자 전국을 커버하기 벅차고, 특정 고객을 흔히 “꽉 잡고 있는” 대리점들과 제휴를 통해 시장 커버리지는 넓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딜러(Dealer)라고 부르는 경우도 흔하다. 딜러들은 고객에게 일종의 구매 아웃소싱처럼, 각종 소모품/자재 등을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1) 고객과 근거리에 위치하면서 2) 자연스럽게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참고로, 일본의 기업들은 2-3개 딜러들을 지정해서 해당 딜러를 통해서만 모든 공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딜러 수를 제한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딜러들이 저가에 구입/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결제조건도 유리하게 가져가는 효과를 기대하고, 2개 이상을 두면서 서로 경쟁을 시키는 방식이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 


2.  지사의 설립

본사 입장에서 시장 규모나 잠재력이 충분하고 총판의 매출이 증가하게 되면 두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지원 부담: 대리점들은 가격, 제품 문의, 신제품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 본사에서 매번 총판에게 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시차가 있는 경우. 이를 현지에서 제공해 주는 메리트에 대해 당연히 고민하게 된다

협상력 부담: 동시에 규모가 커지고 시장을 알고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대리점의 목소리가 과하게 커지게 된다. “언제까지 끌려다녀야 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힘의 균형을 잡기 위한 지사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지사의 설립 시에는 인수 또는 신설의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인수는, 국가 내에 탄탄한 총판 대리점이 있고, 오너가 매각 의사가 있는 경우에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참고로, 이때 대부분의 직원은 승계되며 대표만 본사가 선정한 지사장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지사가 설립되면, 초기에는 지사와 대리점이 공존하는 Hybrid 모델로 운영된다. 이러한 모델이 상당히 오래가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대리점과 지사가 고객을 나누어 관리하거나 지사는 대리점의 지원 역할에 국한된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델 변화에서도 딜러의 역할은 대부분 유지된다. 물론, 시장과 매출규모가 작으면 딱히 지사를 세울 이유는 못 느끼게 된다.  


3.   직영 전환

지사 설립 이후 지사들이 직면하는 고민들이 있다. 

대리점은 성장보다는 이익에 관심이 크다

대리점들이 취하는 이익이 역할에 비해 크게 느껴진다

대리점들의 고객 대응이나 제품/솔루션 이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대리점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보다 지사와 직접 거래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이유로 직영 전환을 고민하게 되는데, 동시에 걸림돌이 많다

대리점을 대체하려면 다수의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크고 본사에서 허락을 받기 쉽지 않다

고객과 대리점간의 유착관계에 준법(Compliance) 이슈가 있을 경우에 관련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전환하는 첫 해에는 감소한 대리점 매출이 100% 회복되지 않아 당해 매출목표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 수가 적은 지역이나 세그먼트는 직원 한 명을 두기에는 규모의 경제가 성립되지 않는다. 반면 다수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대리점의 경우에는 가능하다. 


따라서 100% 직영으로 가는 경우도 많지만 직영과 대리점을 동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다만, 한국처럼 규모가 크고 발전하는 시장에서는 직영 모델로 이동하는 지사들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직영 전환 이후에 역으로 2단계인 Hybrid 또는 100% 대리점 체계로 회귀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1) 해당 시장에 대한 매력을 덜 느낄 때 2) 전사 수익성 악화로 인해 단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할 때, 그리고 간혹 2) 역량과 실적이 뛰어난 대리점이 비밀리에 본사와의 협상을 통해 지사의 역할을 축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성장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전개이다. 




본인이 속한 지사는 진화의 3단계 중 어디에 속해 있는지 이해하면 어떤 동인(Driver)에 의해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대비도 가능할 것이다. 총판이나 대리점에서 종사한다면 위의 Dynamics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계 #지사 #지사장 #대리점 #총판 #영업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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