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의 종류와 설정 Tip
지사는 결국은 영업조직이고 영업은 “매출이 인격이다”라고 하듯이 실적이 중요하고, 그 실적은 절대 숫자 보다도 목표(Target) 대비 결과가 더욱 의미 있기 때문에 Target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숫자 자체도 중요하지만, 조직 전체에 그 숫자가 어떻게 뿌려지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나(지사장)에게 Target이 중요하고 나머지 옆 국가가 얼마를 하던 관심이 적듯이, 영업사원 개개인에게도 자신만의 숫자/Target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실제로 타겟과 유사한 성격의 숫자가 3가지 이상된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하는 숫자가, 희한하게도 영업의 세계에서는 주관과 감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Target: 가장 중요한 목적은 보너스 계산의 기준이다. 영업은 보너스에 목숨을 거는 조직이기 때문에 (보너스에 무심한 영업이 보이면 이는 안 좋은 sign이다), 중요하다. 그러나, 사실 회사 전체 입장에서는 Target보다는 Forecast가 더 중요하다. 보통 연초에 정해져서 12개월 동안 유지된다.
Forecast: 실제로 달성이 예상되는 숫자이고, 상장사는 본사까지 취합되어 분기별로 자본시장에 예상 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Earning-per-share로 발표된다. 그래서 실적 발표 때 예상대비 초과하면 earning surprise라고 해서 주가가 오르거나 그 반대의 현상을 일으킨다. 분기 및 월 단위로 제출하며,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 보통 매 월말 살벌한 분위기에서 Forecast 달성 여부를 리뷰받기 때문에 지사장들은 초 긴장 상태에서 이의 달성을 위해 달린다. 그러다 보니 위에서는 가급적 높이려고 (realistic 한 범위 내에서) push 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얼마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거 있는 판단이 매우 중요하며, B2B에서는, Funnel Management와 시장에 대한 “감"이 특히 중요해진다.
Budget: Target은 매출이 중심이 되는데, 재무팀 입장에서 차년도 비용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매출 예상이 필요하고 이를 설정하는 과정이 Budgeting이다. 지사 입장에서는 예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Budgeting시 예상 매출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 이래도 괜찮은 이유는, 차년도 Budgeting은 전년도 가을에 마무리되고, Target숫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회사나 국가마다 일부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비슷한 구조로 진행된다고 예상해 본다.
1. 다양한 요인들 (세계 거시 경제, 지난 실적, 경쟁상황 등)을 분석해서 본사 전체 Target이 정해지고 그 Target이 각 지역 블록 (북미, 유럽, Asia Pacific 등)으로 할당된다. Asia Pacific Target이 다시 국가별로 할당되어 한국 Target이 할당된다.
2. 여기서 “할당”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확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Target이 산하 지역으로 뿌려질 때 일부 밀고 당기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정과정 이후에 최종 한국의 타겟이 확정된다.
3. 한국 내에서 타겟을 다시 산하 영업조직 및 개인별로 할당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가 일부 있다.
몇 가지 특징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 해 타겟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난해 실적이고, 회계상 숫자 취합이 해를 넘기기 때문에 본 과정은 1월 중순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위에서 떨어진 Target을 하방전개할 때는 대부분 일정 비율 (통상 2% - 10% 정도)를 추가한 뒤에 뿌린다. 할당한 타겟을 연말에 취합하면 목표에 못 미칠 경우를 대비해서 일종의 버퍼를 두는 것이다.
지난해뿐 아니라 그전 몇 년도의 실적도 같이 본다. 특히 Pandemic 때문에 실적이 대폭 미달이 되거나 일회성 기회 때문에 실적이 과도하게 좋을 경우, 과거 몇 년도 실적 트렌드를 보고 참고한다. 예를 들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10% 수준 성장을 했지만 외부적 요인으로 지난해 실적이 폭락했으면 차년도 실적은 대략적 추세선을 감안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속한 지역의 실적에 따른 영향도 있다. 즉, 지난해 한국 실적과 관계없이, 지역의 지난해 실적 등 변수가 종합되어 지역의 타겟이 정해 지고, 그 타겟이 각 국가로 할당되기 때문에, 의외로 낮거나 의외로 높은 타겟이 한국에 떨어질 수 있다.
버퍼는 공개해도 될까? 위에서 언급한 2%-10% 정도의 버퍼가 있다는 사실은 부하직원들도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을 하거나 버퍼의 크기를 공개하는 것은 금물이다. 타겟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리더로서 리스크를 부하직원들에게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밀고 당기기는 얼마나 해야 될까? 정답은 없다. 국가/문화에 따라 다르고 목표가 얼마나 현실적 vs. 터무니없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점 유의하기를 권한다.
어느 정도 상식적인 선에서 목표가 내려오면 수용하는 편이 낫다. 유의해야 할 점은, 목표를 내려준 상사도 본인이 고심 끝에 국가별로 할당한 것이며, 내가 어필해서 내 목표를 줄이면, 다른 국가 목표를 올려야 되기 때문이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내가 나름 고민해서 할당한 목표에 대해 부하직원이 반발하면 고민이 늘어나지 않겠는가? 그 부하직원 때문에 목표가 더 올라간 다른 부하직원에 대해서 생기는 미안한 감정까지 생기니 말이다. 한번 웃으면서 “높네요”라는 느낀다는 점을 인식시켜 주고 바로 실행계획으로 넘어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한편, 목표가 터무니없으면 한 번쯤은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두 가지에 기인할 수 있다. A) 상사가 어떠한 이유로 실제로 터무니없는 목표를 받아서 어쩔 수 없이 산하 국가에 높은 목표를 뿌려야 하는 경우. B) 그 정도로 높은 목표를 받지는 않았지만 버퍼를 과하게 잡은 경우. B)라면 어필을 통해서 목표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다. 단, A) 일 수도 있으니 너무 강하게 어필하면 좋지 않다. A인지 B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필을 할 때는 반드시 철저한 근거가 필요하다. 아니면 어필을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이유는 위 1번 참고) 상사에 따라 이를 의지나 적극성 부족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근거가 없으면 안 하는 것이 낫다. 어차피 내 목표를 줄이려면 내 상사는 다른 곳의 목표를 높여야 하는데 이미 할당된 숫자를 다시 높이는 과정만큼 힘든 것도 없다. 이런 고통을 상사에게 줄 경우의 후유증은 내가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하부 조직으로는 어떻게 뿌릴 것인가? 이 역시 정답은 없다. 전년도 실적이 낮으면 만회를 위해 상방 압력을 고려하게 되고, vice versa. 2-3년 CAGR (Cumulative Average Growth Rate)를 보고 판단도 한다. 지역 또는 제품 군에 뚜렷한 기회 (Funnel)이 보이면 높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평성"이란 적용하기 힘들다. 능력이 있어서 매번 기준 이상의 실적을 보이면 더 타겟을 더 많이 줄 수밖에 없다. 위에 언급한 고민들을 최대한 많이 기록해 두면 도움이 된다. 위에서 할당 근거를 물어보거나 부하 중에 굳이 따지는 사람이 있을 경우 조용히 시키는 데 활용 가능하다.
중간에 조정이 가능한가? 간혹 실적이 과하게 좋을 경우 이를 올리는 경우도 있고, 실적이 나쁘다고 낮춰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게 일어난다. 타겟을 낮추는 경우는, 타겟 대비 실적 갭이 너무 커져서 영업이 포기하는 상황까지 갈 때 검토해 볼 수 있다.
인센티브가 우선이면 목표를 낮게 잡는, Under promise & over deliver 전략이 필요하겠으나, 커리어를 길게 보면, 그다음 단계로 올라갈 때 반드시 받는 질문은 "성과"이고, 1) 낮은 목표를 초과 달성한 사람과 2) 목표는 미달했지만 매년 높은 성장률을 가져온 사람 중에, 언제나 후자가 높게 평가받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가치 기준이 다르겠지만 자신만의 "훈장"인 높은 성장률을 목표로 달려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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