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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May 19. 2018

핀테크(FinTech) 한판에 정리하기

삼성페이와 토스의 차이는 뭐지? 구글 페이와 다른 건가? 비트코인은 뭔지는 알겠는데 뭐를 대체하는 거지? 페이팔은 또 뭐였더라?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경쟁인가?

요즘 핀테크(Fintech)로 통칭되는 수많은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편리함과 낮은 수수료 등으로 대부분 이들 중 몇 가지 서비스는 이미 사용하고 계실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정리가 안 되는 분들을 위해 한판으로 정리해 드리고자 한다. 


** 시작하기 전에, 본 글은 오늘 기준이며, 급변하는 트렌드에 따라 지속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는 내용이다. 또한 핀테크 전문가들에게는 너무 쉬운 내용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강조한다. 


핀테트(Fintech)란 무엇인가?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앞 글자를 따온 신조어이다. 즉, 핸드폰, S/W 기술 등을 기반으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들을 통칭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정의한다. 그 하부의 수많은 서비스들은, 개인 또는 기업 입장에서 받는 금융서비스를 기준으로 나눠보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우선, 대표적인 금융서비스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들로 표현될 수 있다.

돈을 낼 때, 카드사를 통해 신용카드로 내거나,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한다.

돈을 보낼 때, 은행을 통해 현금을 송금한다.

돈을 빌릴 때, 은행이나 개인에게 현금을 빌린다 (카드론도 있지만, 현금을 빌리는 것이다)

투자를 받을 때는 타 기업이나 기관 또는 개인에게 현금을 빌린다

저축할 때는 은행 등에 현금을 저금한다. 

투자할 때는 주식시장 등을 통해 현금과 주식을 교환한다. 


위에 열거된 경우 외에도, 자산관리, 보험 등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핀테크가 적게 침투된 곳이라 일단 예외로 둔다. 


자, 그러면 이제 핀테크를 각 시나리오에 대입해 보자.  예를 들면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토스(Toss)는 3번 대체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다. 즉, 돈 보낼 때(Transfer) 은행(Who)의 계좌이체(How-1)로 송금하던 방식을 대체한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해외주식투자까지 확장했고, 앞으로도 얼마를 더 뻗어갈지 기대된다) 


핀테크의 종류

각각의 개념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1-1]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

1 & 2 지불 관련 Fintech

가장 중요한 서비스라 먼저 다룬다. 디지털 지갑은, 말 그대로 지갑으로 보면 된다. 지갑 안에 무엇이 있는가? 현금과 신용카드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물론, 기억 안 나는 영주증이 나와 놀랄 때도 있지만) 디지털 지갑은, 이러한 현금이나 신용카드 여러 개를 한 곳에 담아서 쉽게 사용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즉, 삼성페이나 Alipay에 여러 신용카드를 등록해 놓고, 핸드폰을 통해 쉽게 결제도 하고, 온라인 쇼핑도 편하게 할 수 있다. 

Alipay

디지털 지갑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신용카드를 더 편하게 사용하게 도와준다. 즉, 카드를 들고 다닐 필요 없고, 꺼낼 필요도 없는 편리함은 물론, 특히 온라인 쇼핑 때 카드번호를 매번 입력하는 불편함도 줄여준다. 신용카드와 디지털 지갑은 어느 정도 win-win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신용카드 사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최근 기존 카드사들도 앱카드(KB앱카드, 신한FAN등)를 선보이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전에 없이 편리하게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지갑의 무서운 점은, 결제 생태계의 주도권이 카드사에서 디지털 지갑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동냥도 현금으로 안 받는다는 중국은 Alibaba와 Alipay와 Tencent의 WeChat pay로 양분되었는데, 카드사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 이미 교섭력(Bargaining Power)은 디지털 지갑사로 넘어갔다고 봐야 된다. 고객 접점을 잡고 있어도 무서운데, 심지어 과점이다. 중국은 이미 판이 정리가 되었다고 봐야 된다. 구글과 애플, 삼성 등이 이 시장을 놓고 무섭게 격돌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Square card reader

출시된 지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같은 카테고리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 카드 리더기이다. Twitter의 CEO인 Jack Dorsey가 오전/오후를 나누어 CEO로 재직하고 있는 또 하나의 회사인 Square가 대표적 예이다. 카드 리더기를 확대함으로써 신용카드 산업의 보완 역할을 한다.


[1-2] 대체 카드

기존 카드사 이외에 스타트업들이 플라스틱 카드사업에 뛰어드는 사례이다. 영국의 Debit Card를 제공하는 Revolut사가 하나의 사례이나, 워낙 많은 신용카드 가운데 몇 개 더 늘어난 것은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일반 신용카드들이 제공해 주는, 마일리지 등 다양한 혜택은, 당분간 방어선을 구축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 Online/Mobile Payment


대표적 경매사이트인 ebay는 개인 또는 소형 사업자들이 주요 seller였고, 이들은 신용카드를 위한 계정을 개설하기가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아서,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현금을 입금받는 기능이 필요했다. 이때 인기를 끌었던 수단이 Paypal이다. 즉, 현금 거래를 안전하게 도와주는 일종의 보완적 수단 (현금을 대체하기보다는)이다. 신용카드가 아닌, 은행계좌를 연결해서 물건을 산 대금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방식이고, 쿠팡의 로켓페이도 이 중 하나로 보면 된다. 

Paypal Mafia: 맨 앞줄 왼쪽이 Peter Thiel이다. 미드 소프라노스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참고로 Paypal은, 2002년 ebay에게 2조 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매각되고, 당시 멤버들은 떼돈을 벌게 되는데, 아이언맨의 모델이자 테슬라 자동차와 SpaceX의 대표인 Elon Musk, Zero-to-One의 저자이자, 비밀스러운 데이터 분석회사로 유명한 Palantir의 Peter Thiel 모두 Paypal의 CEO를 역임했었다. Facebook을 다룬 Social Networks라는 영화에 저커버그와 티엘이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도 그 멤버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이들을 Paypal Mafia라고 부른다. Youtube, linkedin, Yelp 등이 모두 이들이 나와서 만든 회사들이며, 벤처캐피털 계에서는 더욱 영향력이 크다. 


[2-2] 대체 현금 

달러 등의 통화를 대체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암호화폐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별도의 글에서 깊이 있게 다루고자 한다. 


[3] 대체 송금 서비스

3. 송금 관련 Fintech

기존에 은행을 통해 상대방 계좌로 송금하는 서비스를 대체하는 개념이고, 핀테크의 대표적 영역 중 하나이다. 2-1 Online/Mobile Payment가 구매와 연동이 되어있다고 보면, 대체 송금은, 순수한 송금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토스(Toss) 같이 개인 간 소액 송금이나, TransferWise, Revolut같이 국가 간 송금도 포함하는 서비스들이 포함된다. 

참고로, TransferWise는 매우 영리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국가 간 송금은 온갖 수수료와 환전에 따른 손실들이 끼어 있는데, TransferWise는 이를 간단히 해결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혜리가 미국의 도널드에게 12(=약$100) 만원을 보내야 하고, 동시에 미국의 힐러리가 한국의 소진에게 $100(=약 12만 원)을 보내야 한다면, 실제 12만 원과 $100이 두 번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혜리--> 소진 12만 원, 미국에서 힐러리--> 도널드로 $100이 각각 현지에서 이체된다. 환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은행들은 넋 놓고 이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국제 송금 및 환전은 그동안 은행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핀테크로 인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Winner는 고객들이다. 


[4] P2P 대출

4. 대출 관련 Fintech

길을 가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10만 원만 빌려달라고 하면, 몇 명이나 선뜻 빌려주겠는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질문을 조금 다르게 하자. 만약, 신용도가 만점에 가깝고, 직장도 탄탄하며, 지난 5년간 인터넷 쇼핑 이력을 보니 매우 신뢰가 가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에게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10만 원을 빌려주겠는가? 아마 처음 사례보다는 조금 낳을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위와 동일한 조건의 사람 1000명에게 각각 10원씩 빌려주는 조건이면 어떨까? 더군다나 이 1000명을 관리해 주는 믿을만한 업체가 있고, 이자율이 시중 은행보다 월등히 높다면? 1000명 중에 한두 명 도망가도 10-20원 손해이고, 이자율이 이를 커버하고도 남는다면? 이 개념이 P2P 대출이라고 보면 된다. 

Lending Club의 뉴욕증시 상장

미국의 Lending Club, 한국의 Lendit 등이 선두주자이며, 부실률을 상회하는 이자율을 무기로 급속한 발전을 하고 있다. 대출이자는 은행의 주요한 수익원이다. 이 분야 역시 핀테크로 인해 잠식당하고 있다. 빌리는 고객들은 담보(Collateral)를 제출하지 않아도 돈을 빌릴 수 있어서 좋고, 빌려주는 고객들은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서 서로 좋은 모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속이 쓰리겠지만.


[5] Crowdfunding

 
P2P 대출과 비슷한데, 다수로부터 대출이 아닌 투자를 받는 개념이다. 킥스타터인디고고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기발한 제품이나 책 등을 출시 전에 공개하고 일정기간 동안 투자자를 모집한다. 투자자들은 시장에 공식적으로 풀리기 전에 제품을 싸게 받아볼 수 있다. 지분을 투자받는 모델도 있기는 하나, 주로 선 구매 형식이 대부분이다. 

5. 펀딩 관련 Fintecch


투자의 영역은 투자자들이 직접 분석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핀테크가 아직은 크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다. 


[6] 디지털 은행 

6. 저축 관련 Fintech

은행의 역할을 100% 디지털로 운영하는 은행이다. 현재는 기존 은행이 자회사 형식으로 오픈하거나, 독립 회사들이 출현하여 경쟁하는 구도이다. 전자로는, Chase은행의 Finn, HSBC의 FirstDirecct 등이 있고, 후자로는 대표적으로 독일의 N26과 영국의 Revolut가 있다. 이들은 계좌 개설도 원격으로 가능하고, 모든 거래를 매장 없이 가능하다. 당연히 비용구조가 우수해서 수수료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디지털 은행이다.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 "쇼 윈도우"가 되어 가듯이, 은행 창구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방문자는 지속 줄어들 것이고, 그럴 경우 디지털 은행과의 차별점은 지속 줄어들 것이다. 소매금융 (기업이 아닌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은행업)의 경우, 향후 디지털 은행의 입지는 계속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1] 주식 Trading App 

7 트레이딩 관련 Fintech

이미 주식거래는 PC나 모바일로 활성화되었다. 그런데 Robinhood처럼, 주식거래 수수료를 안 받는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디지털화가 많이 진행된 영역이라 대대적 혁신의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7-2] 암호화폐 Trading App

 주식이 아닌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시장이다. 업비트, 빗섬, Coinbase 등이 대표적이다. 암호화폐만 거래하기 때문에 기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범위는 암호화폐의 활성화 범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상으로 핀테크(Fintech)라는 복잡한 사업군을 한판으로 정리해 보았다. 별도로 핀테크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향후 주변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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