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이 왜 시장에 나와야 하지?
아름답지. 건물들이야. 낮에 보면 정말 더 많아 보여. 밤에는 불빛들로 아름답게 빛나지. 북악산 등산로를 걷다 보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이야. 그런데 저 건물들의 주인은 어떤 사람들일까. 얼마나 지혜롭고 센스가 넘치며 현실을 바라보는 통찰과 직관이 뛰어날까. 아마 엄청난 사람들일 거야. 많이 배운 사람들이겠지. 커피를 내려서 그냥 마시지 않고 연하게 물에 타서 마시는 아메리카 대륙의 유나이티드 스테이츠에서 경제학 석사를 따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 일거야. 그래서 경제의 동향을 예측하고 새로운 산업의 육성도 주도하며 워런 버핏처럼 주식도 조금씩 가치 투자를 했을 거야. 무슨 내부 정보를 이용하거나 주가를 조작해서 수익을 남기는 등의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았을 거야. 그런 사람들이 가끔 있기는 해도 저 많은 건물의 주인들이 모두 그랬다면 천조국 몇 개정도는 망했을걸.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야.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 성실함 만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을까. 그건 아마도 형법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이 될 거야. 건물주는 특별한 사람이야.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은 그래서 당연한 거야. 그들은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임대를 주고 생계를 이어가도록 하잖아. 훌륭한 사람들이야. 사회적 책임도 있어 보여. 임대료? 물론 너무 비싸지.
나도 가능하다면 건물의 주인이 되고 싶어. 물론 자격이 없지만. 저런 엄청난 건물은 관심 없고 승강기를 의무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5층 이하의 건물이면 소박하지 않을까. 한 층은 생활공간. 한 층은 작업실. 나머지는 월세. 햐~. 괜찮네. 그래 됐어. 생각만 하지 뭐.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거야. 안 그래? 하지만 몇 층짜리 건물은 고사하고 자기 소유의 집 한 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좀 봐. 건물주는 됐고 집주인은 될 수 있을까. 아파트는 싫고. 난 자연 친화적인 사람이야. 넓은 마당이 있아야 돼. 요즘 같아선 주택이란 단어만 나와도 온통 불만과 스트레스를 받나 봐. 나는 물론 그 정도는 아닌데. 집이 있어서가 아니고. 갖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야. 사실 내 관심 분야가 아니거든.
자기 집이 없는 사람은 당연하지만 어떤 이는 집이 있어도 불만이야. 강남처럼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고. 강남의 집 한 채 소유한 사람은 어떻고. 고작 한 채 갖고 있는데 너무 한다고. 29억 종부세. 서너 채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떻고. 갭 투자로 은행 대출이 대부분인데 너무 한다고. 대출도 없이 3살 손자에게 20억 아파트 사주고 수백억 상가 건물 소유한 사람은 어떻고. 임대도 안 나가는데 세금폭탄으로 망하게 생겼다고. 재벌 회장님은 어떻고. 법인세와 규제 때문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고.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고. 나는 궁금해.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어?
법인세 낮추고, 상속세 증여세 낮추고, 대출이자 낮추고 자격 조건도 완화해서 누구나 대출받고. 보유세 없애고. 투기지역 제한 없애고. 재개발 적극 독려하고. 그린벨트 완화해서 대규모 택지 조성하고. 그러면 되겠네.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정말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2008년 금융위기 생각나네. 미국이 딱 그랬어. 사람들에게 대출 팍팍~. 좋다고 집들을 사댔지. 오르면 남기고 팔면 되니까. 그러다 망했지. 사람들이 줄줄이 파산했어. 덩달아 돈 빌려준 은행도 망했어. 은행에 투자한 금융사는 뭐 힘 있나. 말 그대로 쫄딱 망한 거야. 미국은 당시 1경(10,000,000,000,000,000원)이 넘는 돈을 공적 자금으로 때려 박았지. 내년 우리나라 예산 기준으로 20년어치야. 스케일이 다르지. 망한 회사들 경영진들은 그 돈으로 잔치를 했어. 퇴직금 연봉 싹 쓸어 담았거든. 역시 최고의 자본주의 국가야. 그래도 미국은 지네들 돈을 마구 인쇄해서 뿌려도 되는 나라잖아. 종이만 있으면 되지. 축복받은 나라야.
공적자금은 우리도 경험이 있어. 그런데 거의 비슷해. 결국 훌륭한 사람들 주머니만 채웠지. 항상 결론은 딱 보여. 그래서 최근 부동산이 어쩌고 집값이 어쩌고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도 뻔할 거야. 난 안 믿어. 역사적으로 그래 왔어. 어째서 회장님들, 이사님들, 대주주님들의 돈 벌 기회를 주지 않냐는 거잖아. 시장경제 어쩌고 하면서 규제와 간섭은 경쟁력을 약화한다고 하거든. 맘대로 하게 놔두라는 거지. 그런데 지들 잘못으로 회사 망했는데 공적 자금 투입하라는 거야. 그것도 당당하게. 실업자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할 거냐고 협박을 하지. 퇴직금에 보너스까지 챙겨 가시면서. 어떤 신문은 노동자를 불순한 세력처럼 말해. 기업을 망하게 하려 한다고. 그러다 회사 부도나면 불쌍한 노동자들 실업자 된다고 세금 때려 박으라 하고. 뭔가 뒤바뀐 상황이지? 양아치라 부르고 싶어. 지들이 먼저 책임을 보여야 해. 미국의 어떤 교수가 말했지. "이익은 사유화 손실은 사회화"한다고. 모두가 원하는 것일 거야. 나도 손실은 다른 구성원님들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 진심.
사실 공적자금 투입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에는 반하는 일이야. 개인 기업의 파산에 왜 정부가 세금을 투입하지? 그거야 말로 정말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할 거야. 하지만 모든 것을 그런 식으로 딱 잘라 판단할 수는 없는 거야. 어떤 경제 체제든 필요하면 제도화하면 되지. 알아. 공익과 국가 경제를,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거. 그런데 그런 식으로 헷갈리게 하지 마. 요점은 간단해. 자꾸 그러면 확 망해 버린다. 그러니 입 닥치고 돈이나 내놔라 이거잖아. 그건 중2 자식을 둔 부모나 가능한 거야. 미안 전국의 중2.
그런데 사람이 살아갈 주거지 확보를 안정적으로 해주는 것이 진정 시민에 대한 정부의 공적인 책무가 아닌가 생각해. 더욱이 자유로운 경쟁을 허락한 경제 시스템 안에서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조건을 마련해 주어야 해. 그래야 공정하게 경쟁을 하지. 주거 문제 때문에 경쟁의 공간에 조차 들어갈 수 없거든. 그런 나라의 국적을 가진 자로서는 쪽팔린 일이야. 국가가 자랑스러우면 좋잖아.
아무튼. 훌륭한 사람들 말고는 집을 사치품이나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생각하지는 않아. 그런 면에서는 나도 훌륭한 사람 같기도 해. 모두 같은 생각이지? 우리 모두는 훌륭해. 하지만 쉽게 되지는 않아.
내 맘 같아선 차라리 공적자금이든 예산이든 1년에 한 10조씩 투입해서 전월세 지어서 보급하면 어떨까 생각해. 실제 건축비를 보면 아주 고급지게 지어도 평당 1천만 원이 안 들어. 그러니 국가에서 지으면 더 싸게 할 수 있지. 작년에는 국토교통부에서 아파트 건축 비용을 평당 약 6백5십만 원 정도 평가했잖아. 수도권에서 실제 8백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하던데 그건 기업들 이야기고. 아무튼 거품이 장난이 아니지. 24평형 정도면 가구당 건축비 2억이면 될 거 같애. 전세는 5천이면 되겠다. 땅? 땅이야 없겠어. 한 40층 올리면 사유지를 매입해도 될걸. 10조 면 5만 가구. 이런 식의 계산이 웃기겠지만. 한 채당 4억을 들여도 2만 5천 가구네. 뭐 할 만하겠는데. 내친김에 34평형 까지. 꿈이겠지?
뭐. 사실 코로나19 재난 지원금 지급도 지금까지 몇십조 들어갔는데. 4대강 사업도 22조를 들여 모래를 긁어내고 보를 쌓았잖아. 2년 3개월 만에 완성했지. 대단해. 그건 그렇게 급한 일도 아니었다고. 국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일은 그보다 몇 천배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야. 말하다 보니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아. 처음 코로나19 긴급지원금 지급받을 때 기분 이상했어. 나라에서 그냥 돈을 준다며 어색해하기도 했어. 하지만 좋았잖아. 국가가 구성원에게 해주어야 할 일을 한 거야. 그동안 우리는 그런 대접을 받지 못했지. 처음은 다 그래. 충분히 받을 자격 있어. 그리고 그거 준다고 나라 안 망해. 걱정 마.
주택 보급도 마찬가지 일거야. 내가 집을 갖는 것을 싫어하는 자들도 있지. 있잖아. 반대하는 사람들. 자기들 이익이 줄어들거든. 이해 해. 그래도 소박 하잖아. 내 꿈. 집 한 채. 하지만 쉽지 않을 거야. 맷집 좋은 사람이 추진해야겠지. 분명 주택시장을 교란시킨다고 할 테고. 그동안 전월세로 먹고살던 다주택의 서민들 생활에도 위기가 온다고도 할 거야. 건설 회사들 망한다고 날뛰겠네. 그래도 수십 년 동안 서민들 빨아먹었잖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경제가 망하기 직전이라고. 안 봐도 유튜브야. 자기들 조금 망하고 많은 국민들 왕창 흥하면 좋잖아. 이젠 토건 사업은 좀 줄이고 스마트 한 사업에 비전을 두고 투자 개발을 해 봐. 충고 아니고 제안이야.
지금 같아서는 아마 서울에 아파트가 오천만 개가 있어도, 거기에 상가 건물이 오천만 개가 더 있어도 내 이름으로 소유권 등기를 올릴 건물은 없을 거야. 얼마 전에 뉴스를 보았어. 어떤 초로의 남자가 그랬어. 예전에는 십 년에서 이십 년 정도 열심히 일하고 아껴 저축하면 조그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물론 약간의 대출을 끼고. 그땐 주택은행도 있었지. 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했어.
정말 이상한 건 부동산 뉴스가 더욱 발광(發光) 할수록 사람들의 욕망은 더 부동산으로 향한 다는 거야. 부정적인 뉴스인데도. 투기꾼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조직적인가 봐. 누가 할 수 있을까. 집값 안정. 아무리 규제를 해봐.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탐욕을 이길 수 있는지. 규제할 수 있는 건 유일하게 사회의 도덕적 규율뿐일지도 몰라. 옆 동네가 풍선 효과로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이 나오면 정말 그 뒤부터 중개소 가격표가 바뀌기 시작해. 알지? 거래는 없어. 가격이 폭등했다는 흥분된 목소리와 기대의 눈빛은 지금이라도 투기에 뛰어 들라는 유혹이야.
뉴스에서는 4억짜리 아파트가 몇 개월 만에 10억이 되었다고 흥분을 하더라고. 집주인한테는 좋은 일이야. 입에 거품 물 이야기가 아니라고. 음... 그렇다면 국가 전체의 부도 증가한 걸로 보면 되겠지? 집과 땅의 가격이 올랐으니까. 물론 오른 부동산 가격이 국내 총생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건 알아. 그건 이미 새로운 생산물이 아니라는 거야. 그런데 노동이나 생산을 위한 재화가 투입되지 않은 물건. 그 소유권을 갖는 순간 노동을 하지 않고도 크나큰 즐거움과 행복을 보장받는다는 거잖아. 시간이 지나갈수록. 더욱. 생산물이 아닌 것이 사회경제를 흔들고 삶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라는 거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악성 변종. 주택시장. 그냥 그렇다는 거지.
나는 주택시장이라는 말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자꾸 이런데 익숙해지면 공공의 것들이, 예를 들면 상수도나 전기, 연료, 건강보험 같은 것들 말이야. 이런 것들이 시장에 나올 것 같단 말이야. 집도 마찬가지잖아. 살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의 하나인데. 제발 주택은 시장에 내놓지 말아 줘. 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야.
어떤 사람들은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불평등하다고 말을 많이 해. 있잖아 그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토마 피케티라는 사람 말이야. 그 사람이 책에서 말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상위 몇 퍼센트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그냥 자본을 가지고 있기만 해도 그 이자를 포함한 증가 수익이 그 외의 사람들의 수익 증가분 보다도 많다는 거야. 그래서 불평등하다는 거야. 소유만 하고 있어도 평생을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들보다 소득과 자본이 저절로 늘어난다잖아. 헐~ 해결책? 아마 피케티는 보유세 등의 세금을 더 거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거 같아. 물론 안 되겠지. 해결책이 고작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이라니. 내 말은 방법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야. 고작이라는 말은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뜻에서 한 말이야. 여기에서는 세금의 세자만 나와도 경악을 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며 최대의 악이 나타난 것처럼 공격하잖아. 그래서 안된다는 거야.
그냥 정부 욕이나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하고. 평생 반지하 월세 살아야 할지 몰라. 아마 그걸 원하는 것일지도. 누군지는 몰라도. 내가 싸게 집을 갖는 게 손해인 사람들이겠지. 우리 아버지는 아닐 거고. 동네 부동산 사장님도 아니겠지. 내가 집을 사면 그분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 아니지. 몇 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하면 그때 수수료의 합이 매매 수수료보다 더 낫겠네. 그럼 범인은 공인 중개사인 거야? 이렇게 끝이야?
외롭지 않기를 바래.
진심이야.
그리고 응원할게.
아프지 마.
마스크.
꼭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