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빛은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 마음을 흩어지게 한다.
촛불을 켰다. 서로의 얼굴만 보였다. 주변은 어둠 속에 흐릿했다. 어울림과 이야기를 했다. 어울림은 일본 만화를 좋아한다. 나루토, 원피스, 명탐정 코난을 특별히 좋아한다. 그것들만 본다. 어울림이 말하고 나는 듣기만 했다. 가끔 질문을 했다. 나의 질문에 답하는 그의 눈은 유난히 반짝였다. 촛불의 흔들림에 동공은 그렁거리며 살아 움직였다. 그는 자신의 설명에 빠져들었다.
어울림은 자신이 하는 말을 또 다른 입을 통해 듣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고조되어 갔다. 빠르고 높아진 자신의 어조에 귀 기울이고 그 음률을 즐기고 있었다. 짧게 입을 다물기도 했다. 악보의 쉼표 이기도 했고 짧은 문단을 마무리하는 온점이기도 했다. 문단 사이의 공간이 시간을 생성하듯 그는 마침표를 찍으며 시간을 생성해 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음미했다. 자신의 장면을 만들어 냈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좋은지 몰랐어" 어울림이 말했다. 그 말은 내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좋은지 몰랐다'는 사실을 이끌어 냈다.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내 기억의 기둥에 꽁꽁 묶어두는 말이었다. 그의 입술을 그처럼 오래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필요한 것은 그와 내가 담겨 있는 작은 지름의 둥근 빛뿐이었다. 촛불의 품은 좁고 아늑했다. 우리는 더 밀착되었고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서로 긴 시간을 바라보았다. 그의 등 뒤에는 그에게서 쏟아진 더 큰 그가 어둠보다 진하게 너울거렸다. 심지는 느리게 타들어갔다.
네 안은 너 보다 더 크다
창 밖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