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에 진학했던 내가, 후회하지 않는 이유

간호학과 진학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by 오든

간호학과에 다니던 시절, 나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무엇보다 스스로 간호사라는 직업에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나는 행동도 느리고, 덜렁대며 허당끼도 많았다.

간호사 하면 떠오르는 ‘차분하고 정확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내가 간호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오직 ‘취업’ 때문이었다.
안정적인 직업, 자격증 하나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이유였다.

그래서 지금 누군가 나에게 “간호사가 된 걸 후회하냐?”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나는 여전히 내가 뭘 잘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간호사라는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든든한 기반이 되어준다.
언제든 일할 수 있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 하나를 손에 쥐고 있다는 안도감이 있다.


“지금이라도 간호학과 가볼까?”라는 친구의 물음

어느 날, 20대 후반의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나도 간호학과에 갔어야 했을까? 지금이라도 가볼까?”

나는 솔직하게 “가지 마”라고 말했다.
그 친구 역시 나처럼 덜렁거리고, 일 처리가 느린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간호학과는 생각보다 적성과 체력, 성격까지 크게 영향을 받는 학과다.
특히 만학도의 경우,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후반이면 아직 젊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4년의 시간과 수천만 원의 등록금을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요즘은 간호사도 취업이 잘 되는 시대가 아니기에 더 많은 고민과 각오가 필요하다.

간호학과 진학,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간호학과를 추천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보험용’으로 간호사 면허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기에,

생계 수단을 하나쯤 준비하고 싶은 사람에게 간호사 면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나는 요양병원에서 60~70대 고령의 간호사들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이라는 걸 실감했다.
또한 간호사는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사람의 손길과 정서적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호학과 졸업 후 진로는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이 ‘간호학과를 나오면 병원 간호사밖에 못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진로가 다양하다.
보건교사, 혈액원 간호사, 산업간호사,공기업 등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물론 채용 인원은 적지만 길은 분명히 열려 있다.

중요한 건 뚜렷한 목표를 갖는 일이다.
“간호사 면허가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나는 혈액원 간호사가 되고 싶다”, “보건교사가 되고 싶다”

라는 분명한 방향이 있어야 훨씬 의미 있는 선택이 된다.


가장 추천하는 길: 외국 간호사

솔직히 내가 가장 자신 있게 추천하는 진로는 ‘외국 간호사’다.
한국보다 간호사의 처우가 훨씬 좋은 나라들이 많다.
영어나 현지어 공부, 면허 전환 준비가 쉽지는 않지만, 이민을 생각한다면 가성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특히 간호사는 영주권 취득이 비교적 쉬운 직업군에 속한다.
해외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이가 많아도 괜찮다. 필요한 건 의지와 꾸준한 준비다.


마무리하며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일, 간호사로 일하는 일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간호사 면허 하나로 인생의 다양한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이다.
진짜 중요한 건, 그 문을 열고 난 뒤 무엇을 보고 싶은지 스스로 묻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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