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간호사와 맞지 않는 이유

내가 직접 겪은 간호사의 단점들

by 오든

간호사라는 직업은 분명히 보람이 있다. 환자의 곁에서 회복을 돕고, 생명을 지키며,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 하지만 나는 시간이 갈수록 이 직업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의 몫까지 떠안는 구조

간호사의 업무는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늘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일을 못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다른 사람에게 전가된다. 최근에도 속도가 느리고 실수가 잦은 간호사와 함께 근무했는데, 결국 나를 포함한 다른 동료들이 그 사람 몫까지 두 배로 일을 해야 했다. 일을 못하는 간호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고생해도, 수간호사는 “어차피 일은 다 돌아가니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결국 성실한 간호사만 더 많은 부담을 지는 구조가 반복된다. 더 답답한 점은 그 동료가 나보다 연차가 높았다는 사실이다. 간호사는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직업이 아니다. 연차가 높으면 무조건 급여도 높아지고, 일 잘하는 사람은 인정받는 대신 더 많은 일을 떠안게 된다. 내가 성과를 내도 성과급으로 보상받는 구조가 아니니, ‘열심히 하면 보람이 따른다’는 믿음이 무너진다. 결국 “왜 나는 더 열심히 하면서도 더 적게 받는 걸까”라는 허탈함이 남는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일에 대한 의욕은 점점 사라지고, 성장하고 싶은 욕구조차 꺾여버린다.

불합리한 배치와 역차별 구조

듀티를 짤 때조차 불공정함은 반복된다. 일을 잘하는 간호사에게는 오히려 적은 인원이 배정된다. 반대로 실수가 잦고 일을 못하는 간호사에게는 항상 더 많은 인원이 붙는다. 결과적으로 성실하고 유능한 간호사는 홀로 과중한 업무를 떠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더 많은 도움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효율적인 운영이 아니라, 완전한 역차별이다.

비효율적인 시스템

간호사의 업무 속에는 ‘왜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절차들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혈액검사 결과 기록이다. 이미 검사 결과는 전산과 결과지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기록지에 옮겨 적어야 한다. 결국 같은 내용을 이중, 삼중으로 작성하는 셈이다.

이 과정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도 간호사들의 시간을 끝없이 빼앗는다. 단순히 ‘형식상 필요하다’는 이유로 유지되는 이런 업무는 결국 비효율만 키울 뿐이다.

간호사의 낮은 권한과 끝없는 눈치

내가 다녔던 병원들을 돌아보면 하나같이 간호사의 권한은 약했다. 요양병원에서는 원무과 눈치를 봐야 했고, 지금 병원에서는 원장님의 눈치를 본다. 원장이 지시하는 일은 맞든 틀리든 무조건 따라야 한다.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사의 판단보다 원장의 말이 우선되는 현실은 답답함을 넘어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투석실은 더 복잡하다. 환자가 빠지면 안 되기 때문에 진상 환자의 요구라도 대부분 들어줘야 한다. 심지어 성적인 발언을 들어도, 수간호사에게 보고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똑같다.
“또 그러면 다시 말해.”
결국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넘어가라는 분위기. 간호사는 불쾌한 상황을 겪어도 방패막이가 되어주지 않는 것이다.

응급 상황이 주는 압박과 죄책감

간호사라는 직업에는 늘 예측할 수 없는 응급 상황이 따라다닌다. 환자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면 그 상황을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 혹시라도 대처가 늦거나 잘못될까 봐 늘 조마조마하다. 더 무서운 건, 환자가 잘못됐는데 내가 그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죄책감과 후회가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점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나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다. 이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크게 다가왔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나와 맞지 않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간호사를 안정적인 전문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현실은 달랐다.

나는 열심히 일한 만큼 인정받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고 싶다. 존중받는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싶다. 그러나 간호사라는 직업은 나의 열정을 키우기보다는, 오히려 서서히 갉아먹는 느낌이었다.

결국 나는 간호사가 나와 맞지 않는 직업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글은 단순히 불평을 늘어놓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혹시 나처럼 고민하는 간호사가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직업의 구조와 당신의 성향이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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