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일탈이 길어지면서
집 안의 공기는 점점 거칠어졌다.
아빠는 술을 마시는 날이 많아졌고
그날이면 분노의 방향은
늘 언니를 향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날이면
아빠는 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엄마도 나도 말렸다.
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붙잡았다.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폭력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이 있었고,
또 다음이 있었다.
이유는 점점 사소해졌다.
인사를 안 해서,
말대꾸를 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어느 날 밤,
잠에서 깼을 때
언니는 방문을 붙잡고 있었다.
아빠가 들어오지 못하게
온 힘으로 문을 밀고 있었다.
나를 보자
언니는 말했다.
“도와줘.”
나는 무서웠지만
언니 옆에 서서
같이 문을 밀었다.
하지만 결국
아빠는 방 안으로 들어왔고
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울면서 아빠를 말렸다.
제발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붙잡았다.
하지만 아빠는 멈추지 않았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아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에게 말했다.
“언니가 잘못해서 때리는 거야.”
어린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반복되는 폭력 앞에서 무기력해졌고
회피하는 아이가 되었다.
문제가 생기면 사라졌고
갈등이 생기면 숨었고
감정은 안으로 밀어 넣었다.
폭력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조금씩 나를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