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by 오든

언니의 일탈이 길어지면서

집 안의 공기는 점점 거칠어졌다.

아빠는 술을 마시는 날이 많아졌고
그날이면 분노의 방향은
늘 언니를 향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날이면
아빠는 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엄마도 나도 말렸다.
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붙잡았다.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폭력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이 있었고,

또 다음이 있었다.

이유는 점점 사소해졌다.
인사를 안 해서,
말대꾸를 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어느 날 밤,

잠에서 깼을 때
언니는 방문을 붙잡고 있었다.

아빠가 들어오지 못하게
온 힘으로 문을 밀고 있었다.

나를 보자
언니는 말했다.

“도와줘.”

나는 무서웠지만

언니 옆에 서서
같이 문을 밀었다.

하지만 결국
아빠는 방 안으로 들어왔고
언니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울면서 아빠를 말렸다.
제발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붙잡았다.

하지만 아빠는 멈추지 않았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고
아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에게 말했다.

“언니가 잘못해서 때리는 거야.”

어린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반복되는 폭력 앞에서 무기력해졌고

회피하는 아이가 되었다.

문제가 생기면 사라졌고
갈등이 생기면 숨었고
감정은 안으로 밀어 넣었다.

폭력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조금씩 나를 지웠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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