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by 오든

엄마와 아빠는 늘 내게 말했다.
“너, 간호사 되면 일 제대로 할 수 있겠어?”
“집안일도 제대로 못하는데, 일은 어떻게 하려고.”

그 말들은 질문처럼 들렸지만 사실은 이미 내려진 판단 같았다.
나는 나를 부정하는 말을 들으며 자랐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 말이 내 목소리가 되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묻기 시작했다.
정말 나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일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도 그랬다.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부터 의심했다.
그래도 돈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서툴렀다.
실수도 많았고, 눈치도 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은 조금씩 손에 익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함께 일하던 이모님이 말했다.
“너 나중에 간호사 돼도 잘하겠다.”

그 말은 엄마가 했던 말과는 정반대였다.

누군가는 내 안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

그 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못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부모만 유독 나에게
‘할 수 없다’는 말만 해왔던 걸까.

부모는 왜 나에게만 가능성보다 한계를 먼저 말했을까.
그 질문은 그 이후로도 오래 내 안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 질문을 안고 간호학과에 들어갔다.
‘혹시 정말 내가 문제였던 건 아닐까’라는
의심을 그대로 품은 채로.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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