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마지막이다.
밥을 차려놓고 아이들을 부르면
한번에 나와 식탁에 앉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럴때면 몇번 더 불러야 한다.
그래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간 화가 나기 시작한다.
'도대체 뭘 하고 있길래 불러도 안나오는 거야?'
혼잣말을 하며 아이들의 방으로 간다.
그럼 열에 여덟은 문자를 하거나 게임을 하고 있다.
"빨리 나와! 밥 먹어!"
대뜸 소리를 지르고 먼저 투덜 투덜 나와 버린다.
어제도 불렀다.
"밥 먹어! 단비, 밥 먹어!"
딸은 변함없이 한번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몇번 더 불렀다.
그러다 '이것도 이제 마지막이겠구나'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딸은 이번 주 일요일에 대학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난다.
작은 학교라 식당이 없다.
아마도 기숙사 아파트에서 밥을 해 먹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햇반이라든지, 건조한 된장국 블록같은 것을 짐 가방에 넣어서 보낼 것이다.
큰 딸은 그리울까?
밥 먹어라 부르는 소리를
그래서 오늘은 좀 더 크게 불러 본다.
"김! 단! 비! 밥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