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그러니까 지난주 일요일
큰 딸을 바래다 주고 집으로 왔다.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하며 꼭 안았다.
돌아서는 큰 딸을 붙들어 다시 꼭 안았다.
잘했다.
걸어가는 큰 딸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측은하고 불쌍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씩씩하고 늠름하게 보였다.
그렇게 보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보지 않으면 혼자 떠나는 큰 딸이 정말 측은해 보일까봐 그랬던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웃으며 큰딸을 배웅하고 우리도 발걸음을 옮겼다.
아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위로 대신 나와 작은 딸은 저기 보이는 크리스피크림 도넛 가게로 도넛을 사러갔다.
조금전에 막 점심을 먹은 뒤라 배가 고파서 그랬던 건 아니었다.
뭐라도 해야겠기에...
도넛을 사러가는 철없는 남편과 작은 딸을 보며 아내는 "돼지들"이라 말했다.
밥을 먹은지 얼마나 되었냐며, 진짜 배가 고프냐며 도넛가게를 향해 걸어가는 우리를 보며 말했다.
아내의 눈에 눈물이 개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도넛 한 다스와 커피 한 잔을 들고 집으로 왔다.
하얀 도넛 종이에 도넛을 싸서 한 입 베어 물었다.
목 뒤로 넘기지도 않았는데 벌써 배가 불렀다.
자동차 룸 미러로 비어 있는 뒷자리가 보였다.
입에 도넛이 있었지만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입안은 도넛으로 가득했고 설탕 단내가 났다.
부드러운 도넛이 설탕과 함께 녹아 내렸다.
커피 한 모금 마셨다.
비행기 한대가 이제 막 활주로를 떠나 하늘로 날아 올랐다.
비행기를 보다 말고 얼른 도넛 한 입 베어 물고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입 주변에 설탕이 묻었다.
크리스피크림 로고가 찍혀 있는 연갈색 휴지로 입에 묻은 설탕을 닦아내었다.
눈가에 설탕이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