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프로세싱과 마스터링
믹싱이든 마스터링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다.
1. 음원을 들으면서 무엇을 조정해야 할 지 생각하고
2. 그 조정을 어떤 플러그인을 사용할지 정해서 조정하고
3. 그 조정이 잘 되었는지 판단해야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만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어떤 조정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부분의 플러그인들은 왼쪽 채널혹은 오른쪽채널을 따로 조정하거나 오른쪽과 왼쪽 채널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정은 우리가 듣는 방법과 차이가 있다. 사람은 소리를 오른쪽과 왼쪽뿐 아니라 가운데에서도 소리가 난다고 인지한다. 왼쪽 스피커와 오른쪽 스피커에서 같은 소리가 같은 크기로 출력이 되면 우리는 가운데에서 소리가 난다라고 인지한다는 이야기이다.
믹싱에서 Pan을 가운데로 두면 소리가 가운데서 난다. 아무런 꺼리김없이 받아 들이는 이 현상은 가운데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좀 불편한 이야기이다. 믹싱에서 팬을 가운데로 두면 왼쪽 스피커와 오른쪽 스피커는 서로 같은 크기로 소리를 출력하고 우리는 사실을 '왼쪽 스피커와 오른쪽 스피커에서 소리가 같은 크기로 나네!'가 아니라 '소리가 가운데서 나네!'라고 인지한다. 이것은 사람이 공간과 소리를 인지하는 방법이다. 이것을 연구하는 것이 Psychoacoustics 심리음향이다. 심리음향이라기 보다는 음향인지학이 더 맞는 이야기인것 같지만 어쨌든 이 정도면 이 현상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한 것 같다.
그러니 가운데서 소리가 나는 악기중 어떤 특정한 악기의 음색을 조정하고 싶으면 그 악기 소리의 중요한 주파수 위주로 조정하면 되고 그러면 그 악기소리가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다. 이 감각이 예민해지면 예민해질수록 마스터링에서 특정한 악기 혹은 특정한 주파수만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마스터링 엔지니어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감각이다.
***주의***
이하에 언급되는 내용은 고급자를 위한 내용이니 대충 읽고 마스터링이나 믹싱에 적용하면 음원에 심각한 피해를 줄수도 있음!!
가운데서 소리가 나는 악기만 혹은 사이드에서 소리가 나는 악기만 영향을 받게 작업하는 방법은 없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m/s 프로세싱이다.
원래 mid/side 테크닉은 스테레오 마이크에 사용하던 방식이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방식은 믹싱과 마스터링의 신호처리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가운데서 혹은 사이드에서 나는 소리만 따로 처리할 수 있다면 믹싱 뿐 아니라 마스터링에서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일 것이다.
Waves사의 Center라는 플러그인은 이 m/s 방식의 가장 기본적인 조정방식을 적용한 플러그인이다. Center 페이더를 올리면 mid에 있는 소리가 커기고 sides 페이더를 올리면 왼쪽 채널과 오른쪽 채널에서 나는 소리가 커진다. 아주 간단한 이 플러그인의 컨셉과 적용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만약 master단에 이 플러그인을 걸어 center 페이더를 올리면 가운데 소리가 커진다. 가운데 있는 소리는 메인보컬, 킥 드럼, 스네어 드럼, 베이스등로 음악에서 중요한 그리고 뼈대가 되는 악기들이 있다. 다른 소리는 그대로 있고 이 소리가 커지면 음악에 힘이 생기고 보컬이 더 앞으로 나오게 된다. 누구나 다 이런 음악을 만들고 싶지 않았는가? 그리고 sides소리를 올리면 어떻게 되는가? 스테레오 악기들이 더 넒게 들리고 공간감을 만드는 딜레이, 리버브가 더 잘 들려 더 확장감있는 스테레오 이미지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center도 올리고 sides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 힘이 더 생기고 보컬도 더 앞으로 나오고 스테레오 이미지가 넓어져 더 확장감이 생길까? 기억하는가? 신호처리는 항상 상대적인 것이다. 둘다 같은 키우게 되면 전체 볼륨이 커지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물론 볼륨페이더를 올리는 것과 정확하게 같지는 않겠지만 원하는 효과를 만들지도 못할 것이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플러그인들은 Waves사의 Center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처음엔 어색하고 복잡해 보일지는 모르나 m/s 신호처리방식에 한번 적응하고 나면 다시 기존의 스테레오 처리방식으로만 마스터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m/s 신호처리방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아진다. 잘 사용하면 스테레오 방식보다 훨씬 더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잘 못 사용하면 음악을 멋지게 망쳐버릴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천천히 차근차근 m/s 프로세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미드 사이드 프로세싱에 출발은 가운데 있는 소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이드에서 나오는 소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가운데 있는 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음악에 에너지를 주는 역할을 하는 악기들 그리고 저음 악기들이다. 패닝을 가운데로 하거나 가운데에 가깝게 패닝하는 악기들의 소리가 가운데서 난다. 그리고 사이드에서 소리가 나는 악기들은 스테레오 악기, 예를 들어 피아노, 패드, 드럼의 심벌, 탐탐, 기타, 코러스 그리고 공간감을 만들어주는 스테레오 딜레이, 리버브 등이 있다.
그럼 특정한 플러그인 없이 가운데서 나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그리고 사이드에서 나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가운데서 나는 소리는 사실 왼쪽 소리와 오른쪽 소리를 모노로 합한 소리에 가깝고 사이드 소리는 (왼쪽 신호 + 위상을 반전시킨 오른쪽 신호) + (위상을 반전시킨 왼쪽 신호 + 오른쪽 신호)에 가깝다. '가깝다'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회사들마다 약간 다른 알고리듬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스테레오 파일을 두개 더 만들어 패닝을 하게 되면 특정한 플러그인 없이도 미드와 사이드 소리를 듣고 그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아직 m/s 프로세싱 플러그인이 출시되기 전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스테레오 이미지를 넓히기 위해 고민하며 만든 방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이 방식은 1930년대 Alan Blumlein이 발명한 m/s 테크닉과 같은 것이고 대부분의 m/s 프로세싱 플러그인은 Alan Blumlein 방식을 기초로 하고 있다.
m/s 컴프레션 역시 장점과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가운데 있는 악기 소리들을 압축하여 소리의 변화없이 잘 들리게 할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사이드로 패닝한 악기들의 소리가 전체적으로 작게 혹은 크게 들려 기존에 잡아둔 패닝 밸런스에 영향을 주어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만들수도 있다. 또 사이드 소리를 압축하여 키우게 되면 스테레오 감을 더욱 확장할수도 있지만 가운데 소리와 사이드의 소리가 따로 노는 듯한 분리감을 만들수도 있다. 미드를 조정하든 사이드를 조정하든 어떤 채널을 조정하든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전체적인 압축이 필요하다면 m/s모드가 아니 일반적인 스테레오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m/s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m/s 컴프레서보다 m/s 이퀄라이저가 사용이 수월할 것이다. m/s 이퀄라이저의 최대 장점은 모노 소리 즉 가운데 소리의 음색만 변화시킨다든지 사이드의 소리의 음색만 변화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보컬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싶다면 모노섹션의 이퀄라이저를 사용해 중음대를 부각시키면 다른 악기소리의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보컬의 존재감을 부각시킬수 있으며 또 스네어소리를 무겁게 하고 싶다면 모노섹션의 중저역대를 조정하여 다른 악기소리의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스네어를 묵직하게 만들수 있다는 점이다. m/s 이퀄라이저의 이러한 편의성은 마스터링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공간감을 넓여 스테레오감을 확장하고 싶다면 스테레오 세션의 중저역 혹은 중음대를 부각시켜 리버브 소리를 키움으로 스테레오 확장감을 얻을 수 있고 패닝한 어쿠스틱 기타소리를 키우고 싶다면 역시 스테레오 섹션의 중음대 혹은 중고역대를 키워 어쿠스틱 기타의 찰랑찰랑한 고역을 부각시킬 수있다는 말이다.
또한 피아노나 기타에 있는 저음이 한쪽으로 쏠려 패닝 밸런스가 편안하지 않다면 Mono-maker사용해 100Hz이하의 주파수는 모노, 스테레오에 상관없이 모두 모노로 나오게 설정할 수 있어 마스터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혹은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극대화된다. 그리고 모노나 스테레오에 있는 특정한 주파수를 잘라내는 작업이 필요할 때 보다 정교하게 그 일을 처리할 있다. 하지만 스테레오 악기의 경우, 악기소리가 왼쪽에서 가운데 그리고 오른쪽까지 전반적으로 펼처져 있기 때문에 원래 악기가 가지고 있는 페이즈에 영향을 주어 악기소리가 변할수도 있으니 이 이퀄라이저를 사용할 때 스테레오 악기의 변화에 신경써야 한다.
이렇게 유연한 이퀄라이지만 이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효과를 만들고 싶은지 정확하게 알면 알수록 좋은 결과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전체적으로 밝게 한다든지 전체적으로 저음을 묵직하게 하기를 원하다면 이는 기존의 스테레오 방식의 이퀄라이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마스터링에서 리미팅을 하면 보컬이 눌려진 혹은 찌그러진 느낌을 받는데 이 현상은 다른 악기 특히 저음악기들이 리미팅되면서 보컬까지 같이 혹은 보컬이 리미팅되면서 다른악기들이 같이 리미팅되면 나타나기도 하고 저음악기가 과도하게 리미팅되어 오히려 저음이 약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m/s 리미터를 사용하여 가운데 저음악기의 리미팅 정도를 조정하게 되면 저음이 눌려지는 현상을 줄일수 있고 각각의 대역에 적절한 리미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리미팅을 덜 하면서 높은 음압을 끌어 올릴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묻지마, 마스터링'으로 시작한 마스터링은 m/s 프로세싱으로 마무리 되었다. 현재의 마스터링은 높은 음압에서도 자연스럽게 들려야 하는 어떻게 보면 같이 존재하기 어려운 작업처럼 들린다. 음압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미팅이 필수적인데 리미팅을 하면 소리가 눌리는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가장 자연스럽게 눌릴까? 하는 다른 말로 '우아하게 자빠지기'와 같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스터링급의 리니어 페이즈 플러그인을 사용하고 특정한 주파수들을 구분해야 하며 때론 m/s 프로세싱 플러그인을 사용하여 작업의 유연하게 진행해야 한다. 잔소리처럼 다시 말하지만 결국 믹싱이든 마스터링이든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한다. 음악을 들을때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분석적으로 들어야 한다. 그렇게 좋은 음악을 많이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좋은 음악에 대한 감각이 생기고 분석적으로 듣다보면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알게 되고 그리고 플러그인에 익숙해지면 질수록 플러그인의 사용이 편해진다. 이런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금방 되지 않지만 실망할 필요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 엄청나게 발전한 모습을 보게 될테니 말이다. 위조지폐를 구분하기 위해 훈련하는 사람들 이야기로 뮤지션을 위한 레코딩 핸드북을 마무리하려한다. 위조지폐를 구분하기 위해 훈련하는 사람들은 위조된 지폐들을 분석하며 훈련하지 않는다. 그들은 진짜 지폐가 어떤지에 대해서 진짜 지폐의 특징만 열심히 익힌다. 그럼 자동적으로 위조지폐는 구분된다. 진짜와 다른 지폐는 모두 위조 지폐이다. 그러니 잘못된 믹스를 들으며 이 믹스는 뭐가 이상하고 저 믹스는 뭐가 이상하다는 등의 비판을 가장한 비난으로 스스로를 위로하지 말고 자신이 듣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좋다고 인정하는 좋은 믹스를 들으며 좋은 믹스에 대한 감각을 개발하기를 바래본다.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