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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부 Jan 31. 2020

믿는 도끼가 되어 상대의 발등을 찍어라!

사람이 싫다? 저 사람이 싫다!!


아마 알고 있겠지만, '사람이 싫다'라는 말과 '저 사람이 싫다'라는 말의 차이는 엄청나다.


'사람이 싫다'라는 말은 참 인간적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저 사람이 싫다'라는 말은 ‘사람이 싫다’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저 사람’의 특정한 부위를 작정하고 찌르는 것과 같다. 하지만 무엇으로 어디를 찌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적지 않는 것이 나의 사회적 인격(만약 그것이 있다면) 보호하는 것이며  글을 읽은  사람에게 혹시 싫은  사람이 생길때면 처해 있는 상황과 개성을 취향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어디를 어떻게 찌를지에 대해 비워두는 것이  나을  같았다.


나는 가끔 나와 아주 가까운 관계(나의 선택에 의한 관계는 아님)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렇게 말하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아세요?”

그럼 나와 아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은

일부러  아프라고 하는 말이야!” 라고 대답하였다.

  말을 잃어버렸다.


내가 믿던 사람들이었다. 내가 믿던 도끼들이었다. 한번도 두번도 아닌 상당히 많이 찍혔다. 내가 믿던  도끼들은  부모이기도 했고  형제이기도 했으며   친구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서 “ 어쩜 이렇게 이쁜구석이 하나도 없냐?  아들이 아니면 좋겠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니면 형제에게서 “ 니가 잘난줄 알지?  그냥 재수없는 놈일 뿐이야! 니가  동생이란게 너무 싫다!”라든지 아니면 대학내내 사귄 친구에게서 “ 나를 친구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한번도 너를 친구로 생각한 적이 없거든!”이라는 말을 들으면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니 평생  충격의 여파에서 살아야  것이다.


기억하자. 가장 효과적으로 상처주는 방법은 관계를 혐오하는 것이다. “니가  아들이란게, 딸이란게, 형이란게, 누나란게, 동생이란게, 친구란게 혐오스럽다!”라는 말보다 효과적인 말은 없다. 물론 “당신이  엄마란게, 아빠란게, 기타등등이란게 소름끼친다!”라든지 “당신이  남편이란게, 아내라는게 저주스럽다!” 혹은 “당신과 맞대었던  피부를 벗겨내고 싶다!” 잔인하고 소름끼치기는 해도 상처를 주는 면에서 아주 효과적이다.


사람들의 말은 아주  훈련된 청부살인자의  손질된 단도와 같아서 어디를 찔러야 죽이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아프게 찌르는   알고 있다. 그리고  기술을 아주 오래동안 훈련한 탓에 이제 너무나 정교해져서 이전에 찌른 곳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다시 찌른다. 그렇게 찔릴때면 머리칼이 쭈뼜서는 고통이 밀려오지만  기술의 정교함에 존경심마저 들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살다보니 세상에 사는 것은 어쩌면 세치혀를 단도처럼 사용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말과 눈빛에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다. 모진 말은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에게 할때 훨씬  효과적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라는 속담이 있다. 믿던 도끼든  믿던 도끼든 일단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똑같이 아플 것이다. 하지만 믿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마음도 같이 찍힌다. 그래서 진정 멋지게 모진말을 하려면 일단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를 믿도록 특히 내가  사람을 좋아한다라고 믿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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