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음반을 발매하며
그때 그 노래들 그리고 기억들
자라면서 듣던 음악은 이제 나의 일부가 되어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갑니다.
멜로디만 들어도 가사가 절로 떠오르고 무료한 어느 날, 어느 시간 그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빠른 것보다 느린 것이
화려한 것보다 수수한 것이
새로운 것보다 오래된 것이
다사다난한 것보다 무탈한 것이 좋습니다.
속 터지는 느림이 아니라
산책 정도의 여유로움이 좋습니다.
화려함이 경박으로 나타날까 염려스럽습니다.
정 화려해야 한다면, 아이보리색정도면 충분하고 남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이 싫지는 않습니다.
가끔 마음에 쏙 드는 새로운 것도 있습니다.
그럼 그것도 나와 같이 나이 듭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며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고
저녁 집에 들어서며 ‘다녀왔습니다’ 가볍게 인사하는 무탈함이 좋습니다.
그 무탈함이 얼마나 귀한 것이지 알아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자라면서 듣던 음악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비오던 어느 날 커피 한잔하며 들을 음악을 고르다,
선선한 바람 불던 어느 가을날 밤 와인 한잔하며 들을 음악을 고르다,
비 오고 바람 불던 어느 우울한 밤 맥주 한잔하며 들을 음악을 고르다,
마뜩잖아 만들었습니다.
빗소리에 어울릴만한 선율이 필요했나 봅니다.
조용히 집중해서 들을만한 그런 연주는 아닙니다.
빗소리에 가려도 그만, 문득 들려도 그만인 그런 연주입니다.
옛날 기억 살짝 나게하는 그리고 악기 장단에 노래 따라 부를만하면 그걸로 됩니다.
녹음을 마치고 대충 작업해서 비오던 어느 밤 맥주 한잔하며 들어봤습니다.
무난합디다.
왱~하고 울리는 냉장고 소음보다는 들을 만 합디다.
그렇다고 냉장고 소음보다 좋다는 보장도 못합니다.
들을만한 음악이 마뜩잖은가요?
시도나 한번 해 보세요.
냉장고 소음보다는 들을만하기를 바래봅니다.
Warning : 맨 정신으로 집중해서 듣지 마시오!
기타리스트 이진희와 같이 만들었습니다.
콘트라베이스는 제가 쳤습니다.
https://link.soundrepublica.com/gdbi
곡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대 내 품에
2. 밤 편지
3. 소녀
4. I Believe
5. 우울한 편지
6.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7. 거리에서
8.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9. 사랑이 지나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