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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부 Oct 22. 2018

뮤지션을 위한 홈레코딩 핸드북 12 (통기타 녹음)

어쿠스틱 기타 녹음에 관해서

어쿠스틱 기타 녹음하기


녹음하기에 앞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바로 연주자와 악기의 중요성이다. 좋은 어쿠스틱 기타소리를 녹음하기 위해서 먼저 좋은 연주자와 좋은 악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어쿠스틱 기타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주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이라는 표현이 더 좋을듯 하다. 


자신이 기타 연주자라면 연습을 열심히 하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중에서 녹음할 장르를 잘 연주하는 사람에게 부탁하든지, 아니면 추천을 받으면 된다. 연주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자신이 지불가능한 금액안에서 가능한 좋은 연주자를 섭외하라는 이야기이다. 연주자의 녹음 경험도 상당히 중요하다. 연주를 잘 하지만 녹음 경험이 없다면 녹음시간이 아주 아주 길어지거나 한번에 녹음이 완성이 안될수도 있다. 라이브 연주와 녹음은 또 다른 세상이다. 연주 좀 한다는 사람도 녹음 경험이 없다면, 헤드폰을 쓰는 동시에 얼음이 되기도 한다.


앞선 포스팅 <뮤지션을 위한 홈레코딩 핸드북 08-3 (통기타 알기)>https://brunch.co.kr/@audiotech/60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을 결정하는 요소들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기타를 고르거나 보유하고 있는 기타의 음색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단 녹음이 시작되면 녹음할 악기의 음색을 파악하고 녹음할 장르에서 어떠한 음색의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필요한지 결정해야한다. 어쿠스틱 기타 녹음전 확인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녹음 1주일 혹은 2주일전에 기타줄을 새줄로 교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오래된 줄은 어둡고 탁한 소리가 나며 화사한 고음을 만들지 못한다.


또 염두에 두어야하는 점은, 기타는 튜닝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힘든 악기이다. 기타의 너트, 튜닝펙, 기타줄의 장력의 변화 또는 온도의 변화로 인한 장력의 변화, 개방현과 손가락으로 누른현의 피치의 변화등으로 인해 기타의 튜닝은 수시로 변한다. 그러므로 기타를 녹음하는 동안 연주자는 튜닝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튜닝이 안된 기타 소리는 음원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아주 큰 요인이다.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은 위의 그림을 참조하여 설명하도록 하자. 사운드 홀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지판, 왼쪽은 브릿지, 위쪽은 낮은 E 스트링, 아래쪽은 높은 E 스트링이다.


연주시 왼쪽, 브릿지쪽에서 줄을 튕기게 되면 단단하고 강한 음색, 즉 중음대가 부각되고 힘있는 음색이 나고 오른쪽, 지판에 가까이에서 연주하면 부드럽고 화사한 음색 즉 고음대가 부각된 음색이 난다. 이와 비슷하게 마이크를 브릿지 쪽에 위치시킬 때와 지판쪽에 위치 시킬때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청중들은 기타소리를 마이크의 위치에서 듣지 않는다. 하지만 마이크가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를 받아들이는 거리는 상당히 가깝다. 일반적으로 약 30cm내외이다. 대부분의 음원에 녹음된 기타소리 역시 약 30cm정도의 거리에서 녹음한다. 그러니 녹음시 마이크가 소리를 받는 거리인 30cm정도의 거리에서 악기소리를 들어보아야 한다. 그러면 실제 녹음될 소리를 미리 귀로 확인 할 수 있다. 모든 악기들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니 마이크를 설치할 자리에서 한쪽귀를 막고 다른쪽 귀로 악기소리를 들어보면서 녹음될 소리를 미리 확인해 보도록 하자. 마이크 위치에 따른 악기의 음색의 변화가 상당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 포지션 (Mic position)


나쁜 마이크 위치 (bad mic positions)


좋은 마이크 위치를 설명하기 전에 피해야 할 위치를 먼저 설명하는 이유는 나쁜 위치들만 피하면 그래도 쓸수 있는 기타소리를 녹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과 시간과 열정을 쏟아 열심히 녹음한 소스를 쓸 수 없는 것 만큼 아쉬운 일도 없을 것이다. 특히 아주 좋은데 음질 때문에 쓸 수 없다는 참 속상하다. 그런 연주를 똑같이 녹음한다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녹음시 추구하는 좋은 소리는 저음과 중음 그리고 고음이 고르게 있는, 풍성한 소리이다. 주파수 대역이 균형있게 존재하는 소리를 녹음하도록 하자.


1. 사운드 홀 (Sound hole)

사운드 홀은 기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기능을 한다. 기타통에서 증폭된 소리가 사운드 혹을 통해서 분출?되기 때문이다. 사운드 홀은 공기의 진동을 유발하여 저역대의 진동을 활성화 시킨다. 저역대의 진동이 증폭된 소리는 더 멀리 전달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마이크를 설치하기에 좋은 위치가 아니다. 저역대가 아주 강하게 발생하므로 상대적으로 고음이 약하게 들리고 이로 인해 상당히 둔하고 무거운 음색이 난다. 


2. 지판위 (on the finger board)

화사한 기타소리를 추구하다보면 마이크의 위치를 좀 더 오른쪽으로 옮기게 된다. 하지만 기억하자.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은 지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타의 통에서 만들어진다. 녹음시 추구해야 할 소리는 저음과 고음의 균형이 좋은 소리이다. 지판위는 줄의 떨림의 소리를 잘 녹음할 수 있지만 동시에 손을 움직일때 생기는 핑거노이즈(finger noise)도 아주 많이 발생한다. 마이크를 두개를 설치하여 밝은 소리를 만들때 추가적으로 사용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마이크를 하나만 사용할 때는 피해야 할 위치이다.


3. 엔드핀 (at the end pin)

기타줄의 밝의 울림이나 핑거노이즈를 피해서 왼쪽으로 마이크를 옮기다 보면 브릿지를 넘어 아주 왼쪽으로 갈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기타줄의 밝은 진동에서 점점 더 멀어져 부드러운 음색이 되고 기타통의 울림을 녹음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고역대가 부족하여져 상대적으로 중, 저역대가 부각된 음색이 된다. 물론 이퀄라이저로 어느정도의 음색을 바꾸는 작업이 가능하지만 이퀄라이저로 수정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이퀄라이져로 있는 음역대를 줄이기는 쉽지만, 없는 음역대를 있게 하는 것은 아주 힘들다. 설명하자면 있는 고역대를 줄이거나 없애기는 쉬우나 없는 고역대를 살리는 일은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브릿지에서 너무 왼쪽, 즉 엔드핀쪽으로 마이크를 위치시키면 핑거링이나 스트러밍시, 손가락이나 피커가 줄을 치는 타격감있는 소리를 놓치게 되고 이를 이퀄라이저로 다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마이크 위치 (good mic positions)

일단 나쁜 마이크 포지션을 피했다면 어느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자 이제는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할 타이밍이다. 완성도 있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녹음 소스가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다. 좋은 소리 즉 고음, 중음, 고음의 밸런스가 좋으면서 만드는 음악에 잘 어울리는 소리를 찾아야 한다. 


전문 녹음실의 경우 방음과 차음이 좋아 마이크를 좀 멀리하여도 노이즈등 다른 문제가 없지만 홈레코딩의 경우 여러가지 이유로 악기 가까이에 마이크를 위치하는 것이 좋다. 어쿠스틱 기타의 경우도 역시 악기 가까이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이 좋으니 가능한 한 마이크가 오른쪽으로는 12번째 프렛이, 왼쪽으로는 엔트핀과 브릿지 사이, 위쪽으로 어퍼벗, 아래쪽으로는 로우벗을 벗어나지 않도록 설치하는 것이 좋다. 위의 그림의 파란 네모안에 (사운드 홀 주의는 제외) 마이크를 설치하자.


기타와 마이크와의 거리는 약 30cm정도가 좋으나 노이즈가 많은 곳에서는 좀 더 가까이에 마이크를 위치시켜도 좋다. 단일 지향성 마이크는 음원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저음이 많아지는 점은 염두에 두어 차후에 이퀄라이저로 저음을 살짝 깍아주면 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연주자가 불편할 정도로 가깝게 마이크를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연주자의 연주가 우선이다. 연주가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연주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게 마이크를 설치하자.


1. 12프렛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고

지판 12번째 프렛에, 약 30cm정도 위치에서, 마이크가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는 위치로 어쿠스틱 기타의 통의 울림과 줄의 울림을 균형있게 녹을 할 수 있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상당히 균형있는 소리이다. 좀더 중저역대가 필요하면 마이클 살짝 사운드홀쪽으로 옮기고, 살짝 고역대를 부각시키고 싶으면 11프렛이나 10프렛으로 옮기는 등 약간의 위치조정을 하여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찾도록 하자. 그리고 마이크의 거리를 조정하여 저음의 정도를 조정할 수도 있다. 스트러밍이나 핑거링 스타일에 다 활용될 수 있다.


2.  사운드홀 위쪽, 어퍼벗쪽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며

좀더 균형있지만 좀 더 저음이 있고 힘 있는 소리를 원한다면 사운드홀 위쪽, 어퍼벗(upper bout)쪽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음 스트링이 위쪽에 있기 때문이다. 핑거링 스타일의 연주에서 베이스 노트를 부각시키는데 잘 활용될 수 있다.



3. 사운드홀 아래쪽, 브릿지 약간뒤, 로우벗 쪽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며

지판에서 나는 핑거노이즈와 고역대의 음색을 피하고 싶다면 사운드홀 아래쪽, 브릿지 약간 뒤, 로우벗쪽에서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게 마이크를 위치시키는 것이 좋다. 연주자의 왼손 노이지를 상당히 줄일 수 있고 줄의 울림보다는 기타통의 울림이 많이 녹음되어 부드럽고 중역대가 부각된 음색을 녹음 할 수 있다. 마이크가 연주자의 손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연주자가 줄을 튕기는 타격감은 잘 수음된다. 핑거링 스타일의 연주에서 좀 더 부드러운 음색을 원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실험정신


기본적이 세곳의 위치를 시작으로 마이크를 옮겨가며 자신이 원하는 기타의 음색을 찾도록 하자. 먼저 시험적으로 세곳에서 마이크의 위치를 옮겨가며 녹음하고 이 위치의 소리의 차이를 들어보자. 음색은 생각보다 많이 차이가 날 것이다. 이렇게 각 위치의 음색의 차이를 충분히 익힌뒤 원하는 위치에서 약간의 조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를 녹음할 수 있다.


두개의 마이크 사용하기 (two mic technique for acoustic guitar)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마이크를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기타의 음색은 상당히 달라진다. 마이크를 하나만 사용할 때는 하나의 마이크를 사용해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찾아야 하지만 만약 두개의 마이크가 있다면 이 두가지의 소리를 다 녹음하여 선택하든지, 아니면 두 소리를 섞어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마이크가 많아지면 노이즈도 두개의 마이크로 녹음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하나의 마이크로도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충분히 잘 녹음할 수 있다. 두개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장점은 다른 음색의 두 소리를 녹음하고 이 두 소리를 믹스에서 원하는 음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는 브릿지쪽에 다른 하나는 12번째 프렛쪽에 위치시켜 곡의 장르에 따라 음색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두 마이크의 위치는 다른 음색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출처 https://classicalguitarnstuff.com

이렇게 녹음된 트랙은 차후 믹싱에서 두개의 음색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두 트랙다 패닝의 위치를 같이 하여 주로 사용할 트랙을 중심으로 다른 트랙을 섞어 사용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하나의 악기에 두개의 마이크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페이징(phasing)이라는 소리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음색이 많이 변한다든지 기타의 저음이 사라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하나의 트랙만 사용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페이징(phasing) 하나의 사운드 소스에 두개 이상의 마이크를 사용할때 나타나는 소리왜곡 현상으로 소리가 각각의 마이크에 도달하는 시간차로 인해 발생하며 음색의 왜곡과 저음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두개의 마이크를 사용하는 장점이 두 개의 소리를 섞어 원하는 소리로 만드는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장점은 두개의 마이크를 스테레오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다. 스테레오로 사용한다는 말은 하나의 마이크를 왼쪽으로, 다른 하나를 오른쪽으로 패닝(panning)하여 소리가 파노라마처럼 들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 테크닉을 '스테레오 마이크 테크닉'이라 부른다.


하지만 스테레오 마이크 테크닉을 사용하기전에 먼저 하나의 마이크를 사용하여 어쿠스틱 기타를 녹음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음색을 찾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스테레오 마이크 테크닉은 차후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그외 어쿠스틱 기타 녹음 방법


마이크를 사용하는 방법이외에 어쿠스틱 기타를 녹음하는 방법은 어쿠스틱 기타에 장착된 픽업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는 다음편에서 어쿠스틱 기타의 픽업의 종류와 작동원리 그리고 라인 녹음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하지만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을 녹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이크를 이용하는 것이니 라인을 이용하는 녹음은 차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체크리스트


1. 녹음전 확인 사항: 기타줄, 기타튜닝 등

2. 나쁜 마이크 포지션: 사운드 홀, 지판, 엔드핀

3. 좋은 마이크 포지션: 12 fret, 사운드홀 위쪽 어퍼벗, 사운드홀 아래쪽 로우벗

4. 두개의 마이크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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