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고, 냄새나고, 무서운

똥과 같은 학점과 졸업장

by 김현부

싫었다.

너무나 싫었다.

더럽고, 냄새나고, 무서운 그 곳


춥고 어두운 겨울밤에 그 곳에 갈 일이 생길때면 사람으로 태어난 내 운명이 원망스러웠던 그 곳

최대한 빨리, 볼일을 보고 그 곳에서 도망쳐야 했다.


집 밖에 있던 푸세식 변소, 생각만 해도 아주 불쾌하기 짝이 없다.

잠시만 있어도 온 몸에 똥냄새가 하루종일 나는것 같았던 바로 그곳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가야만 했던 그 곳


슬프고 불쾌한 것은 한국 대학 강의실이 이 불쾌하기 짝이 없는 푸세식 변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가야만하는, 볼 일을 마치면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하는 그 곳


관심없는 주제의 강의와 흥미도, 열정도 없는 학생들이라는 절묘한 조합이 형성되면 수업시간은 언제나 푸세식 변소로 변한다. 학점과 졸업을 위해 어쩔수 없이 가야만하는, 볼 일을 마치면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하는 그 곳, 바로 강의실이다.


궁금한 것은 왜 그 수업을 신청했냐는 것이다. 굳이 돈을 지불하며 강의실을 변소로 만들고 있는지 이것이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변소를 쓰기위해 돈을 내야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같은 주제의 강의라도 궁금함과 배우려는 열정이 있는 학생들과 만나면 강의실은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한 소풍이 된다. 이 환상의 조합을 찾기란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이 조합이 기다려진다.


토론과 질문으로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학생은 강의실을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하게 한다. 학생은 무능한 지도자를 길로틴으로 처단하는 희열을 느끼는 듯하다.


흥미도 열정도 관심도 없는 학생은 강의실을 더러운 변소로 만든다.


강의실을 변소로 만드는 몇가지 방법은 눈이 빠져라, 정말 눈이 빠지도록 핸드폰에 본다든지, 1.4후퇴때 헤어진 친구와 드디어 만나 카톡을 한다든지, 지난밤 게임과 유튜브로 부족해진 수면을 보충하는 등등의 방법이 있다. 꼭 돈을 쓰고 싶다면, 편안한 카페나 찜질방이 더 좋을텐데, 왜 하필 강의실인가?


하긴, 대학교 강의실이 돈과 시간을 효과적으로 낭비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인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 방법은 그나마 남아있던 열정과 흥미까지 효과적으로 소모해 버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력감까지 주니 이 보다 쓰잘데기 없는 청춘을 낭비하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강의실이라는 공간이 평생을 교류하며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할 사람을 만나는 곳이 될수도 있고 똥과 같은 학점과 졸업장을 위해 어쩔수 없이 가야하는 변소가 될 수도 있다.


당신과 평생 교류하며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오늘도 강의를 준비를 한다. 그러니 부디 똥과 같은 학점과 졸업을 위해 당신의 청춘을 낭비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