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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아작가 Jan 23. 2021

결혼한 여자가 나홀로 여행?

조미료엄마의 영화 스토리텔링,<라스트홀리데이>

결혼한 여자가 떠나는 나홀로 행복여행

인생의 마지막 순간, 과연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두려움, 삶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나만의 꿈꾸는 세상을 그려본다.

소복소복 눈이 쌓인 겨울, 한적한 시골집에 머문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본다. 엄마가 차려준 듯 소박한 밥상과 함께 가족과 정겨운 옛날이야기를 나눈다.

꽃피는 봄, 파릇파릇 잔디가 깔린 마당에서 빨래를 한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빨래가 마르는 동안 나무그네에 앉아 예쁜 찻잔에 따뜻한 차 한 잔, 맛있는 책 한 권을 맛본다.

갑작스런 소낙비가 내리는 여름날,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와 향기로운 추억의 술 한 잔을 마신다. 비갠 뒤, 운좋게 알록달록 무지개도 본다.

그리고 7월의 어느 날, 스위스 톨로테나츠로 나홀로 행복여행을 떠난다.

영화〈라스트홀리데이〉주인공처럼! 나의 인생 롤모델, 오드리 헵번이 묻힌 그곳!

그런데 결혼한 여자가 나 홀로 여행? 말이 돼? 과연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


다음 생애에는 우리 다르게 살아보자!

오늘은 웨인 왕 감독의 영화〈라스트홀리데이〉를 소개하고 싶다. 그 이유는 꿈꾸는 낯선 휴양지, 카를로비바리로 떠나는 마법 같은 인생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 계속 꿈을 꾸면 영화처럼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영화 스토리텔링, 〈라스트홀리데이〉

뉴올리언스의 주방용품가게 점원 조지아 버드(퀸 라티파)는 수줍음 많은 평범한 여성이다. 직장 동료를 좋아해 주변을 이리저리 맴돌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고백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에서 머리를 크게 부딪치는 일을 당하고 병원에 실려 간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검진 결과 소식을 듣는다. “당신은 살날이 몇 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왜 저죠?” 라며 오늘의 행복을 참고 산 것을 후회하며 신을 원망한다. 그래서 ‘가능성’으로만 상상했던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실천해보기로 결심한다. 먼저 유럽의 최고 휴양도시, 카를로비바리로 비행기를 타고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슬픔에 빠져 주저앉기엔 남은 인생이 아깝다. 최악의 순간, 최고의 여행을 만끽하러 출발~

그런데 그녀는 왜 카를로비바리를 선택했을까? 힐링,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휴식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그녀는 평소 맛있는 음식으로 남을 행복하게 해준다. 요리가 취미다. 그래서 언젠가 카를로비바리로 비행기를 타고 유명한 호텔의 최고 셰프, 디디에(제라르 드빠르디유)와 만나기를 꿈꾼다. 그냥 가능성, 헛된 꿈일 뿐이라고 체념하고 산다. 하지만 시한부 인생임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화려한 변신은 시작된다. ‘수줍음은 없다. 오늘을 살자!’ 그녀에겐 아직 못해본 것들이 너무 많다. 임박한 죽음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임을 깨닫는다. 그녀의 이런 생각들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녀의 일상을 지치게 했던 백화점 악덕 업주(티모시 휴튼), 정경유착으로 물들어 가는 상원의원(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을 만나게 된다. 겉으로 화려한 모습뿐 아니라 세상을 달관한 듯 성숙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그녀. ‘그녀는 대체 누굴까? 어떤 대단한 사람일까?’ 주변 사람들은 호기심과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이런 주변의 관심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남의 인생까지 개입할 여유가 없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들이다. 맛있는 음식 실컷 먹고, 함께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맛보기에도 하루가 부족한 데 가십거리, 악역을 상대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악당은 하이에나처럼 그녀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치명적 약점을 들추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과연 그녀의 마지막 여행 결말은 어떻게 될까?


결혼한 여자가 떠나는 나홀로 행복여행

때론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내 현실에서도 일어날 때가 있다. 

결혼하면 인생의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주변 간섭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줄 알았다. 웬걸! 남편은 영화〈레옹〉속 주인공, 순수 남 킬러 레옹이었다. 대개 악역이 그러하듯이 겉은 강하지만 실은 외롭고 약한 존재처럼… 사랑꾼 남편은 늘 내 곁을 지켜 주었지만 내가 곁에 없으면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딸 같은 마틸다’였다. 최근 남편에게 말했다. “제발 이제는 중년의 딸(?)걱정 좀 그만해요!”

그래서 나는 이제 다른 모토로 인생을 살기로 했다. 용기있게, 자유롭게! 인생 목표 계획 중 하나는 ‘고향 친구들과 6박8일 스페인 여행!’

“제2의 사춘기, 과연 원하는 인생을 살며 계속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 인생에세이《조미료엄마》 223쪽에서 발췌한 내용 - 

        

그런데 신기했다. 드디어 용기있게, 자유롭게! 결혼한 여자인 내가 진짜 나홀로 여행을 떠났다.

인천-> 프라하-> 카를로비바리-> 플젠-> 체스키 크롬로프-> 린츠-> 짤즈캄머굿-> 할슈타트-> 잘쯔부르크-> 멜크-> 비엔나-> 부다페스트-> 비엔나-> 인천

출발확정 三色매력_프라하 In 비엔나 Out황금동선』 동유럽 3개국 9일 

고향 친구들과 7박 9일 여행일정이었다.

그러나 그때 그 고향 친구들은 여정에 함께하지 못했다.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사고 때문이었다. 슬픔이 가득한 그 곳에서 신나게 여행할 기분이 아니라는 게 친구의 거절 사유였다.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 다음에 가자고 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언제든지는 언제 갈지도 모르는 상황, 다음 생애에나 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 “왜 날 버리고(?) 친구들과 여행을 가느냐?”라며 극구 반대하는 남편을 겨우 설득했는데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순 없었다. 꿈에 그리던 프라하 여행 아니었던가. 다음에? 오 노! 나 혼자라도 여행을 떠날 거야~

그 후로 고향 친구들과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님이 나갔습니다’, 친구들과의 그룹채팅 마지막 문자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 한 친구와 불편한 일이 있었다. 《조미료엄마》책을 출판하기 전, 친구의 따끔한 조언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친구는 책 내용에 자신의 존재가 거의 없다는 것을 서운해 했다(다른 친구를 통해 전해 들었다). “책 내용에 대해 한 마디 해도 되니?”라며 내게 날카로운 비평을 시작했다. 그땐 가볍게 웃으며 넘겼는데 집에 가서 생각할수록 자꾸만 화가 치밀었다. 늘 가족 같은 친구라며 스스로 말했던 베프(베스트 프랜드)아니었던가. 그래서 내게 남긴 상처와 실망이 더더욱 컸다. 더이상 친구가 절대적 지지자, 내편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고향 친구는 그렇게  내 맘을 떠났다.

살다보면, 내가 꿈꾸는 사람들(고향 친구들)과 계속 손잡지 못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슬퍼하거나 화만 내고 있을 순 없다. 그러나 마지막은 곧 두근거리는 시작과 연결된다. 소중한 사람이 내 곁을 떠나도 낯선 세상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손잡을 기회가 온다. 단, 계속 꿈꾼다면…


디제잉 오드리의 인생노래 비틀즈의 Across the Universe)

지금, 여기 다시 꿈에 그리는 상상의 행복여행을 떠나 볼까요? 그곳에 가면 누구를 만나고 싶나요?

자, 이국적이고 색다른 휴양지, ‘나만의 힐링플레이스’에 도착한 멋진 내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가능성현실로 바꾼 당당한 주인공을 말이죠. 그렇다면, 꿈을 위해 필요한 것은 뭘까요?

가고 싶은 곳(사람)을 정하기- 가능성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날짜와 목표 설정하기- 여행스케줄 정하기(보고 싶은 것?)- 인생샷 미리 그리기. 다음 생애까지 인생여행을 미루지 않아도 됨!^^

앞으로 인생 속 내 여행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해 줄 사람들을 위해 노래 한 곡 추천할 게요.

존 레논이 배우자 오노요코와 부부싸움한 뒤에 쓴 곡이라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간절함이 전해지네요.

“당신 손을 잡고 싶어요♫” 행복이 행복을 손잡는 그곳으로 나홀로 행복여행을 떠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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