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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UP주부 Jun 30. 2022

나만 알기 아쉬운 생생정보

서울 학부모 방송국 동아리

나는 평소에 열정적이지도 않고 최대한 일상의 안락을 추구하는 편인데,

그 편안함을 반납해서라도 뛰어들고 싶은 일을 아주 가끔 만난다. 

'서울 학부모 방송국 동아리' 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을 때, 좀 그랬다.

서울시 학부모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학부모리더교육 중 진로교육 강의에 참여한 이들이 모인 단톡방에서였다.


"우리 팀 구성해서 한번 해볼까요? 혹시 관심 있으시면 톡 주세요."

  

안타깝게도, 방장 선생님이 쏘아올린 작은 공에 반응하는 이는 없었다. '이십여 명의 사람들 중 어떻게 한 분도 안 계시지? 너무 하고는 싶은데 상황이 정말 안 되시나? 아님 이미 각자 꾸려서 신청서를 낸 걸까?' 나는 이쪽 저쪽으로 마음이 자꾸 동해서 이틀 사이 단톡방을 여러 번 들락날락했다. 3~5명의 팀을 꾸려서 방송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선뜻 방장 선생님이 나서주셨으니 딱 한 명만 더 계시면 덩달아 손을 번쩍 들텐데, 그 한 명이 나타나질 않았다. 여우가 제 능력으로는 먹을 수 없는 포도를 "신포도라서 안 먹는 거야!"라며 자위한 것처럼, 물 건너간 상황을 받아들이고 막연히 다음 기회를 기대하며 깨톡창을 닫아버렸다. 


그런데 마음까지 닫힌 건 아니었나보다. 내 오디오가 녹음되고 그것이 방송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학부모지원센터에서는 그 이름에 걸맞게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해준다고 하니, 센터에서 장만해준 밥상을 받기만 하면 되는 기회를 놓치는 게 아까웠다. 결국 신청 마감 하루 전, 방장 선생님께 개인 톡을 보냈고, 서로 지인 중에 추천해서 최소 네 명을 만들어보자며, 꽤나 적극적인 액션을 취했다. 이리하야 방장 선생님이 단톡방에 울린 라스트콜링에 응답한 두 분 더하기 지인 포함 5명이 채워지면서 한 팀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어디서 나온 열정인지 팀은 꾸려지지도 않은 시점에 방송계획서를 미리 써두는 열심까지 내었던 나. 방장 선생님을 대표로 추대하고, 내가 엿장수맘대로 쓴 방송계획서를 첨부해 지원을 마쳤다. 


리더십, 추진력, 열정, 성취, 도전

이런 단어들과 거리두기 하는 나인데, 이렇게까지 하고나서 나중에 괜히 나서고 괜히 추천했다고 후회하는 거 아닌가 문득 오싹해지긴 한다. 줌을 통해 각자 강의만 열심히 듣던 사이인데, 서로 다른 상황과 서로 다른 기대를 가지고 한 마음이 될 수 있을지, 걱정제조기가 무한구동 중이다아아아~ 


나는야 합리화의 달인, 채택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뭐! 안되면 걱정 안해도 되니 좋고, 된다면 그냥 어찌저찌 즐겨보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부담감에 어제도 잠을 설쳤는데, 여러날 더 설칠 것 같다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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