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안 Aug 21. 2020

경험이 모여 나이를 이룬다는 말

나는 이런 할머니가 될래 <1>

내 관심이 기울고 더 대화를 나눠보고 싶고,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빛에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한겹씩 쌓아올린 경험이 있었다.

(사실상) 돈만 들이면 되는 해외여행이나 소비 같은 경험, 조직에서 이룬 성취 같은 경험을 가리키는 건 아닌데, 그 경험도 예외처럼 끄덕여지는 순간이 없지는 않다. 그 경험에서 자기 성장을 위한 성찰과 영감을 찾고 그걸 다시 담백한 언어로 표현해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 그것 말고는.

자기 내면에 귀기울이고 자기 몸을 움직이는 일을 오래 이어온 경험. 그 경험으로 '삶'을 드러내보이는 사람들은 든든한 체력이 뒷받침하는 '몸의 유연함'과, 세상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명료함에서 자라난 '마음의 유연함'을 가졌다. 그렇게 가진 걸 지키기 위해 매일 조금씩이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의미를 찾으며 또한 땀을 흘린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경험이 모여 나이를 이룬다는 말.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아는 그 매일의 경험이 어떤 종류이기를, 나는 바라고 있을까. 그러니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뭘까. 나는 다만 나의 나이듦이 시간의 단순한 합산이 아니기를, 내가 빛난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경험을 나만의 공식으로 받아들여 다시 세상에 내어보이는 과정 그 자체이기를 바란다.

정혜윤 작가(CBS PD)는 #아무튼메모 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그냥 살지 않는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자신을 맞춰가면서 산다. 그리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 자기 창조도 변화도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우리가 가치를 두는 것은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뿐 아니라 심지어 우리의 얼굴과 몸짓, 표정, 눈빛마저 바꾼다. 나는 나의 가치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고 살리는 이야기의 질에 달려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믿고 있다.'

'바라봄,리다'님의 그림입니다. (인스타그램 @barabom_lida)
작가의 이전글 지갑엔 노란 리본이 있어요, 여전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