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부부의 베이커리 창업 일지
인테리어도, 가게 창업도 모두 초짜인 저희 부부의 좌충우돌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가게를 계약하고는 곧장 몇몇 인테리어 업체들과 미팅을 잡았습니다. 몇몇 업체들과의 미팅 후 일정과 예산 조건이 맞는 업체를 골랐습니다.
결정한 인테리어 업체 실장님은 계약서를 쓰는 첫 미팅에도 지각하고, 회신이 늦다거나 질문에 시원찮게 대답한다거나.. 마음에 안 드는 포인트들이 있었음에도 흐린 눈을 하고 계약했어요. 당시엔 촉박한 일정과 빠듯한 예산에 맞는 업체를 찾아야만 했기 때문이죠. 이 선택이 불러올 무시무시한 결과는 모른 채 말이죠!
인테리어도 처음, 가게 창업도 처음인 우리 부부에겐 모르는 것 투성이었는데요. 공사 진행 상황이나 변동되는 여러 옵션들, 부자재에 대해 물을 때마다 실장님은 두루뭉술하게 대답했으며 정확한 회신을 받기까지 하루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불안했던 우리는 이 부자재의 가격이 합리적인지와 더 여러 자재를 비교해 보면서 알아보기 위해 강추위를 뚫고 을지로를 매주 들락거렸죠.
게다가 공사 내내 현장에 실장님보다도 남편이 더 자주 들락거린 것도 문제였어요. 공사 중간에 매번 확인하고, 잘못된 지점들을 시정 요청하는 감리가 실장이 아닌 우리의 몫이었으니까요.
첫 만남부터 신경 쓰였던 불성실하던 태도가 문제의 시작이었을까요. 공사하는 내내 크고 작은 문제들은 계속 일어나서 수정 요청을 해야만 했습니다.
연락해서 뭔가를 물어보면 최소 하루 지나서야 답이 왔음 (그것도 여러 번 회신을 재촉해야.. 끙)
공사하면서 선택할 다양한 옵션들을 늘 현장에서 실장이 아닌 작업자가 당일날 물어보고 고르게 함
조명을 에어컨 바로 아래에 달아서, 필터 청소를 할 수 없게 만듦
홀쪽 잘 보이는 전기 배선들 꼬여서 지저분해 보임
매대를 썩은 나무로 작업해서 퀄리티가 떨어짐
우드 진열장을 글자가 적힌 나무 피스로 만들어서 지저분함
빵 진열대에 들어가는 유리에 실리콘을 쏘다 말았음
우리에게 미처 확인하지 않고 이동식 아닌 부착형 싱크대를 설치해 버림
손이 닿는 위치에 전기 콘센트가 있어야 하는데, 냉장고 뒤 바닥 쪽에 설치함
공사 기간 동안 실장님은 현장에 감리 보러 잘 오지도 않고, 뭘 물어볼 때마다 늘 대답을 최소 하루 이상 기다려야 했으며, 잘못된 공사 지점들을 일일이 우리가 직접 확인하고 시정 요청해야 했어요. 공사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갈 무렵,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남편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업체 대표에게 항의하며 하나씩 따져 묻기를 결심하고, 이런 문제들을 업체 대표에게 하나하나 얘기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우리의 불만사항을 듣더니, 금방 수긍하고 사과했습니다. 이후부터는 실장님 대신 본인이 직접 현장을 컨트롤하겠다고 했으며, 일부 비용에 대해서도 합의를 봤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오기까지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생채기를 얻었습니다. 그사이 남편은 스트레스로 2주 사이에 8킬로나 빠졌죠.
큰돈 들여 인테리어를 의뢰했는데, 공사 내내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오픈을 준비할 땐 인테리어 말고도 신경 쓸게 아주 많은데, 진이 다 빠져버렸죠. 게다가 공간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시작도 하기 전에 자신감도 많이 잃었고요.
그래도 고생한 만큼 교훈을 쎄-게 얻었어요! 기본적인 업무 태도가 불성실하거나 삐끗하는 포인트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해당 업체는 패스하고, 인테리어를 볼 때는 자잘한 오류보다는 큼직한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걸요!
계약하고 나서가 아니라 그전에 미리 업체들과 미팅을 하기! 일정이 빠듯하면 결정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기.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연락이 즉각 되고, 궁금해하는 것들을 빠르게 알아봐 연락해 주는 업체랑 계약해야 함! 업무 태도가 별로인 곳과는 절대 계약하면 안 됨!
내가 하려는 업종의 현장을 많이 작업해 봤는지, 그 경험치가 정말 중요함. 담당자가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도 반만 믿고 봐야 하며, 최대한 발품 팔아 좋은 업체를 추천받는 게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