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어느 아프리카 부족은 그들이 부르고 즐기는 음악이 오로지 한 가지를 향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물’이다.
'물'에 관한 노래와 가사들이 음악 문화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까닭은 아주 간단하다. 해당 부족이 삶을 지탱하고 이어나감에 있어 '물'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늘 부족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물'에 대한 소중함이나 자신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그 존재에 대한 사랑과 일종의 존경심을 담는다고 한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본다면, 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누리는 대중음악이 생활 환경이나 가치관과 무슨 상관관계가 갖고 있는 것일까? 혹여나 일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들의 그것 또한 예측하고 분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음악이론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가장 결핍되고 갈망하는 것(실존하는 무언가 혹은 보이지 않는 가치관이 될 수도 있다)을 이야기로 풀어내며 노래를 부르고 즐긴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아프리카 부족이 물을 노래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반면에 우리네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네 대중음악은 어떠한가. 매일 같이 사랑에 빠지며 인연을 찾고 이별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노랫말들이 넘쳐난다.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쉬지 않고, 온통 사랑과 애정에 관해 울고 웃으며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그만큼 우리가 끊임없이 사랑을 노래하고 있지만, 정작 진심이 담긴 사람의 '정(情)'에 메말라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마치 어느 아프리카 부족의 노래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