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잘못 타서 종점에서 갈아타는 사람들 많아요. 다시 타면 금방 돌아갈 수 있으니 걱정 말아요.’
대학 새내기 시절,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다 내려야 할 정류장에 내리지 못하고 종점까지 가서 버스 기사님께 들은 말이다. 6년도 더 지난 이 한 마디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를 지금에서야 알 것 같다. 조금 돌아가도 좋으니, 진짜 행복한 일을 찾아 잠시 멀리 가도 좋다는 위로의 말. 그리고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도 좋다는 말. 어쩌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우리가 간절히도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차가운 겨울 냄새가 코끝에 스쳐온다. 조금 돌아가는 걸음일지 모르지만, 내가 향하는 모든 것들이 다시 나를 설레게 한다. 할 수 있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 없지만 – 잔나비>
그땐 난 어떤 마음이었길래
내 모든걸 주고도 웃을 수 있었나
그대는 또 어떤 마음이었길래
그 모든걸 갖고도 돌아서 버렸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 품 없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누군갈 위해서 남겨두겠소
다짐은 세워 올린 모래성은 심술이 또 터지면
무너지겠지만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 품 없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누군갈 위해서 남겨두겠소
그리운 그 마음 그대로 영원히 담아둘거야
언젠가 불어오는 바람에 남몰래 날려보겠소
눈이 부시던 그 순간들도 가슴 아픈 그대의 거짓말도
새하얗게 바래지고 비틀거리던 내 발걸음도
그늘아래 드리운 내 눈빛도 아름답게 피어나길
눈이 부시던 그 순간들도 가슴 아픈 그대의 거짓말도
새하얗게 바래지고 비틀거리던 내 발걸음도
그늘아래 드리운 내 눈빛도 아름답게 피어나길
눈이 부시던 그 순간들도 가슴 아픈 그대의 거짓말도
새하얗게 바래지고 비틀거리던 내 발걸음도
그늘아래 드리운 내 눈빛도 아름답게 피어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