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
가득 찬 먹구름으로 흐린 날씨에 기분조차 괜히 무거워지는 아침이었다. 추위를 겨우 이겨내고 나니 숨도 못 쉴 만큼의 팍팍한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다. 일기 예보엔 비 소식이 있었지만, 끝없이 우울한 날씨에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다 출근길에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전인권 씨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가 불렀던 <제발>이라는 곡의 노랫말이 생각지도 못했던, 미묘한 감정을 불러왔다.
겉으로 드러난 노랫말이 가리켰던 감성은 분명 자신을 아낌없이 좋아해 주었던, 그녀에 대한 사랑과 후회가 담긴 노래였다. 하지만 멜로디에 귀를 기울일수록 굴곡진 그의 삶에 관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으나 마음이 무거워지는 중이었다.
“난 네가 바라듯 완전하지 못해.
한낱 외로운 사람일 뿐이야.”
전인권,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