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진 Mar 07. 2020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해야겠다

검정치마, Everything

생각이 막힐 때면 하염없이 걷는다. 방향도, 목적지도 없이 걷는다. 그것들이 정해져 있기에 생각이 뚫리지 않는 것 같아 그렇다.


어느 여름밤, 정처 없이 걷다가 거리에 흘러나오는 노래가 한곡 있었다. 순간 멍하니 멈추어서 한참을 들었다. 그리고 몇 개월을 그 한곡만 반복 재생했다.


도입부의 기타 선율만큼은 정말 이 노래만의 느낌을 따라올 곡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 이상 우리의 눈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다시는 새벽 즈음에 희미하게 낀 안개를 볼 수 없다면? 이 노래가 머릿속에 그려줄 거라 생각했다.


이 노래에 대한 댓글 중에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질리도록 들어버려서 처음 들었을 때의 벅차오름을 느낄 수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개인적으로 사람마다 가장 다르고 설득할 수 없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음악 취향'이 아닐까. 짙은 새벽안개, 조금은 몽환스러운 멜로디, 닿을 수 없는 존재 혹은 누군가에게 끝없이 외치지만 불가함을 체념해버린 듯한 목소리. 그 시절 언젠가 내 전부였고 지금도 내 일부인 사람을 부르는 듯한 느낌.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 검정치마의 Everything, 이 한 곡을 함께 좋아해 줄 그 사람을 좋아하고 싶다.



you are my everything my everything
my everything
you are my everything my everything
비가 내리는 날엔
우리 방 안에 누워 아무 말이 없고
감은 눈을 마주 보면
모든 게 우리 거야
조금 핼쑥한 얼굴로 날 찾아올 때도
가끔 발칙한 얘기로 날 놀랠킬 때도
you are my everything my everything
my everything
you are my everything my everything
넌 내 모든 거야
내 여름이고
내 꿈이야 넌 내 모든 거야
나 있는 그대로 받아줄게요


검정치마, Everything


매거진의 이전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음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