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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는 내 이미 다 배웠소."
by
김명진
Jul 3. 2019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여운이 참 길다.
그 시대를 온전히 살아내지 못했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원하지 않았음에도 격하게 얽혀버린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많이도 가깝게 느껴지곤 했다.
정주행 하기가 몹시도 어렵고 아픈 드라마임에 틀림없는 이것.
'Love'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존재만으로도 조선이라는 정체성 그 자체를 상징하는 고애신(김태리). 그녀는 천한 신분으로 조선에서 도망치듯 쫓겨났다가 이방인(한때 조선인이었던 미국인)으로 돌아온 유진(이병헌)과 동지, 동무, 연인의 감정에 빠진다.
애신(김태리)은 'Love'가 그저 조선의 독립을 향한 것이라 믿으며 유진(이병헌)에게 말한다. 'Love'를 기꺼이 함께 해보자고. 유진(이병헌)은 그것이 꽤나 어려운 일이라 답한다.
'Love를 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오?'
'통성명, 악수... 그 다음은 포옹(Hug)이라 그대는 모를 것이오.'
그 순간 애신(김태리)는 유진(이병헌)에게 안기며 속삭인다.
'H는 내 이미 다 배웠소.'
어학당에서 'Hug'를 이미 배웠나 보다.
그다음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애신(김태리)은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듯 보였다.
만약에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났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냈을까. 오늘의 세상은 그때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지만 순수한 감정과 선택들이 사라진 채, 망설임의 연속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미 A부터 Z까지 다 배웠건만, 애신(김태리)과 유진(이병헌)처럼 자신만의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슬픈 엔딩이 두려워 오늘도 마지막 회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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