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것들

by 산연랑


접시 위엔 아무것도 담겨져 있지 않고

나는 늦어버리고 말았지


긴 꿈을 꾸었는데 꿈같지 않았어

숨을 뱉었는데 연기가 보였거든

손을 잡았는데 촉감이 느껴졌어

선을 그렸는데 연필이 부러졌어


재를 뿌리게 되면 다 흩어지게 될까

검은 바탕에는 무엇을 더 채울 수 있지

작은 발소리가 들렸는데 멀어졌어

뒤돌아봤지만 텅 비어있었어 길은 끊기지 않았고


심연으로 가라앉게 되면 공기 또한 잠겨버려

무지개를 물 밖으로 보내기 위해 손을 뻗었어

물웅덩이가 생기면 엎드려서 잠수하고

빛은 나를 뚫고 지나가더니 바람을 불렀어



입김은 사라지지 않고


토독

토독


모두가 고요해질 때 눈이 찾아와


땅을 돌파하고 넘어간 그 곳에는

잔디와 진흙들이 뒤엉키며 춤을 추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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