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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기록
더워도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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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Aug 13. 2024
그러니까
나도
에어컨 켜놓고 쾌적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입맛대로
배달시키거나
밖에서 사 먹으면 편하다
그런데도
굳이
아이 등원하고 학교 갈 때
집안 창문 활짝 열어놓고
전원 버튼 꾹 누르고 있다
냉장고 앞을 기웃거리며
보관된 재료들을 꺼낸다
서늘한 냉기에 잠시 행복하다
참 단순하다
별것 아닌 순간이 주는 기쁨에
간단하고 순박한 그
단. 순. 함에
찰나지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빠른 판단과 빠른 손놀림으로
단순한 냉장고 호사를 끝내고
고민 끝에 정한 오늘의 메뉴를
정성껏 요리하고 설거지도 끝낸다
후끈한 열기라도 솔솔 부는 바람에
쾌쾌한 냄새가 빠지도록
환기시키고
땀방울 송골송골 맺힌 끈적한 내 몸도
찬물 샤워로 보송하게
환기시킨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도란도란 오물오물 평온한 시간
비로소 식구들이 합체되는 순간
그제야
다시
집안 창문 살짝 닫아주고
전원 버튼 꾹 누르게 된다
냉장고 앞을 기웃거리며
완성된 음식들을 꺼낸다
참 감사하다
별 탈 없는 하루가 주는 기쁨에
아늑하고 편안한 그
감. 사. 함에
저녁 내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고단했을 매일의 끝에서
오늘은 어땠는지
내일은 뭘 할 건지
잘했다 칭찬하고 괜찮다 격려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따스히 웃어주는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내게
집밥은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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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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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매일의 습관이 내가 된다' '쓸모는 있고 없고 가 아니라 찾는 것이다' 섬세한 일상의 기록, 생활의 작은 감정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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