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새로 사는 것보다 고쳐 쓰는 것이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요구한다. 천 원 남짓이면 살 수 있는 포크 하나를 두고 나는 끓는 물 앞에 서서 낡은 틈새를 들여다보았다. 틈새에 낀 마른 불순물들을 보며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일상의 사각지대를 떠올린다.
우리는 흔히 공간이 어수선해지면 새로운 가구를 들이거나 수납함을 사서 가리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진정한 정돈은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숨어있는 티끌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닦아내는 데서 시작된다.
베이킹파우더를 푼 물에 포크를 삶고 작은 솔로 그 좁은 사이사이를 문지른다. 서두르지 않는 손길 끝에 포크는 본래의 맑은 빛을 되찾는다. 덤으로 함께 삶은 냄비의 물때까지 사라져 반짝이고 있었다.
삶의 밀도는 화려한 것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내가 가진 낡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고 그 본래의 평온함을 되찾아주는 수고로움 속에 있다. 새것이 주는 매끈한 기쁨보다 내 손길로 다듬어낸 정든 물건의 반짝임이 내 하루를 더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오늘도 나는 내 공간의 틈새를 닦으며 나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