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의 예쁨보다
그 사람을 더 예쁘게 보이게 하는 것은
결국 ‘말’과 ‘글’인 것 같다.
나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검색을 하고, 리뷰를 꼼꼼히 확인하는 편이다.
그러다 우연히 작은 발견을 했다.
어떤 고객이 정성스럽게 리뷰를 남겼고,
그 리뷰에 사장님이 답변을 남긴 것이었다.
고객의 리뷰는 이랬다.
“이곳은 정말 아름답고 편안해서… 다음에 가족들과 또 방문하고 싶습니다.”
이에 대한 사장님의 답변은 이랬다.
“정말 이 글을 읽고 소름 돋았습니다.”
소름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공포심을 느낄 때도 사용하는 표현이라
살짝 ‘날’이 서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만약 이렇게 썼다면 어땠을까.
“이 글을 읽는 순간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사장님의 마음은 분명 기뻤을 텐데,
조금만 더 부드러운 어휘를 선택했더라면
고객에게 더 예쁘고 따뜻하게 닿았을 것이다.
나는 그 한 단어 때문에
사장님이 다소 날카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잘못 쓰이는 말과 글’이 생각보다 많다.
예전에 내가 마케팅 일을 할 때,
가장 많이 느꼈던 점도 바로 이것이다.
나는 주로 협찬을 주는 역할,
브랜드 서포터스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서로 얼굴을 마주하기보다는
글로 소통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나는 글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담으려 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진 이유도
어쩌면 거기에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아서
“아이가 아파 업로드가 늦어질 것 같다”는 연락을
정말 밥 먹듯이 받았다.
보통은 이렇게 답한다.
“알겠습니다. 아이가 얼른 쾌차하길 바랄게요.”
하지만 나는 엄마를 먼저 챙겼다.
“아이고ㅠㅠ 우리 아기 아파서 많이 힘들겠어요.
00 맘은 컨디션 괜찮으세요?
아기 아플 때 엄마들은 끼니도 거르고 간호하느라 지치잖아요ㅠㅠ
아기 나을 무렵엔 엄마가 오히려 더 아프기도 하고요.
꼭 잘 챙겨 드세요.
우리 사랑스러운 00이 얼른 편안해지길 바라요.
업로드 일정은 아기와 00 맘 모두 괜찮아졌을 때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이런 답이 온다.
“정말 감동이에요… 이렇게 엄마부터 챙겨주는 브랜드는 처음입니다.”
따뜻한 글로 주고받으니
결과도 늘 참 좋았다.
서로 예쁜 말과 예쁜 글을 쓰면
운영도 어렵지 않았다.
오늘은 공중화장실에서 작은 배움을 얻었다.
딸이 먼저 다녀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줄이 점점 길어졌다.
그때 앞에 서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 딸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딸~ 딸이 먼저 화장실 들어갈까?
아줌마보다 먼저 들어가도 돼~”
딸은 말했다.
“저 괜찮아요! 엄마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그랬구나~ 그럼 아줌마 들어갈게!”
나는 그 장면이 참 좋았다.
처음 본 아이에게
“얘, 너, 니”가 아니라
“딸”이라고 불러준 것이
어찌나 다정하게 들리던지.
말이 예쁜 분께
나는 오늘 또 예쁜 어휘 하나를 배웠다.
우리는 종종
외모가 예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눈을 더 크게, 코를 더 높게,
얼굴을 더 작게.
한국의 성형 기술은 세계 최고라든데
수술하면 진짜 미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갈수록 깨닫는 것.
말과 글이 예쁜 사람을
외모로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
이건 수술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휘책을 들춰보고,
가끔 동화책도 읽는다.
그 안에는
우리가 삶에서 써볼 만한
예쁜 말과 예쁜 문장들이
가득 담겨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