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좀 아쉬운 건가?
오전에 바쁘게 청소하다가
나를 털썩 앉게 만든
옛날 사진_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고 보니
때깔이 많이 고와졌다.
몇 년 전에 예전 살던
첫 신혼집에 들렀던 적이 있다.
일부러 찾아갔다기 보단 겸사겸사
가다 보니
궁금했는지 발길이 그곳을 향했었다.
얼마나 변했을까?
고맙고 감사하게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었다.
4층짜리 낡은 빌라.
그때도 너무 낡았던.
집 너는 그대로인데,
나와 어린 아기만 변했구나..
그곳에 살 때는 너무 힘들고 싫었었다.
비만 오면 물이 새고
외풍이 쌔서 아기는 늘 콧물감기를 달고 살고
있는 정 없는 정
정나미 뚝 떨어졌다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집은
언제 그랬냐는 듯 반가워 벅차올랐다.
큰아이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던 놀이터의 삐그덕 대던 시소.
가끔 간식으로 꿀떡을 사러 간 떡집.
3만 원을 주고 산 신발장을 팔던 가구집.
겉은 낡은 모습 그대로지만,
속은 꽉 찬 그 동네.
어쩌면 내가 지독히도 힘들었던
신혼생활과 닮은 듯하다.
힘들어 지우고 싶었던 그때라 했지만
속까지 알차게 차오르던
추억_
그립지만 추억이면 충분한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