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하나 엄마와 열한 살 딸의 등굣길
요즘 막내 아이 등굣길을 같이 하고 있어요.
팔짱을 끼고
막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흥얼거리며
걷는 길은
별거 없이도 벅차게 행복을 느껴요.
막내가 한참 함께 가던 친구가
변심을 해 혼자 다니는데
엄마인 내가
좀 덜 외롭게 해주고 싶어
시작했어요.
혹시
따돌림 경험한 적 있으세요?
오늘은 그 얘기 좀 해보고 싶어요.
나는 따돌림은 영혼을 갉아먹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지금 내 나이가 마흔하나인데
아직도 그날의 불쾌함이 생생해요.
중학교 때 예요.
늘 친구 셋이서 등교를 하고 하교를 했었죠.
그날도 역시나 아침 8시 20분에
아파트 정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나는 조금 이르게 나와서 기다리는데
올 때가 되었는데도
친구 2명이 오지 않는 거예요.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와서
공중전화로 달려가
두 친구들 집에 전화를 했어요.
"안녕하세요~oo 학교 갔어요?"
친구 어머니는 "그래~ 학교 갔다~"
그래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어요.
친구네 집에서 만남의 장소가 멀지 않아
이미 오고도 남았어야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와요.
시계를 보니 35분을 가리키고
학교 가는 친구들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
그래서 그냥 학교로 갔어요.
걱정되는 마음으로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두 친구가 와있어요.
얼마나 황당했는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더니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
그날 나를 따돌렸어요.
집에 와서 엉엉 울었나 봐요.
너무 서러워서 울고 있는데
엄마가
그 두 친구 중에 한 명이
이전에도 못된 짓거리를 한 적이 있으니
다른 한 친구를 꼬셨을지도 모른다며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라고
했어요.
"oo아 나야. 오늘 왜 학교에 말도 없이
먼저 가게 된 거야? 말해줄 수 있어?"
그 친구는 워낙 순하고 착한 친구라서
그럴 친구가 아닌 걸 믿었거든요.
친구는 내 질문에
흐느끼는 거예요.. 왜 우냐고 물어보니
"오늘 너한테 너무 미안했어"
친구 하는 말이
그 못된 친구가 전날 저녁에 전화가 왔데요.
"oo아 내일은 아파트 정문 말고 후문에서
만나자! 그럴 일이 있으니까 이유는 묻지 말고."
그렇게 후문에서 만났는데
오늘 저랑은 같이 가지 말자며
우리끼리 가자고
그랬데요.
더 열받는 건 골탕 한번 먹여보자고 했데요.
그러고 늦게 등교한 나를 보고
말을 걸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고요.
참 못된 친구죠?
그러고 보면 걘 이미 오래전부터
친구들 사이에 이간질을 시키고 그랬어요.
초등학교 때 하도 이간질 전문이라
왕따를 당했는데
저는 그 친구가 너무 불쌍해서
함께 해주었거든요.
그렇게 베프가 되었는데
늘 모든 상처는 그 친구한테 받았어요.
그래도 내가 가장 오랫동안
그 옆을 지켜준 친구인데...
지금도 그때 그 배신감은 여전히
불쾌감으로 남아 있어요.
그런데 시대가 이렇게 변했는데
인간은 변하지 않나 봐요.
이런류의 애들은
무슨 고인 물 마냥 시대만 바뀌고
계속 학교에 있어요.
나때도 우리 아이 들때도..
상대의 영혼을 갉아먹는
이런 애들 고치는 약 없어요?
그건 병이거든요.
그 어떤 것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