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이상한 사람

순한 얼굴에 못된 손을 갖고 있던 친구

by 이음하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나는 일은 사실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깰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나보다 한 살 어렸지만 말도 잘 통하고,
개그 코드까지 딱딱 들어맞았다.
“야, 우리 운명인가 봐.”
서로 그 말을 농담처럼 자주 주고받았다.

언제나 당당하고 성실하고,
바르고 똑 부러졌던 그 친구.
내가 진심으로 믿고 의지하던 동료이자 친구였다.



어느 날, 큰 브랜드 행사가 있었다.
각 지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우리가 마주한 맞은편에는 그 친구가 예전에 다니던 지점이 있었다.
그 친구는 그들을 보자마자
무슨 하인처럼 허리를 숙이며 뛰어다녔다.
평소 모습과 달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연말은 늘 정신없이 바빴다.
그리고 12월의 마지막 날,
나는 내 지갑을 잃어버렸다.

한솥밥 먹던 동료들이라
설마 누가 훔쳤겠냐 싶어,
손님이 가져갔나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신종플루에 걸려
일주일을 꼬박 앓아누웠다.
지갑도 잃고 몸까지 아프니,
참 험하게 한 해가 시작된 느낌이었다.

며칠 뒤,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자기야, 지갑 찾았어! 사물함에 다시 왔더라~
누가 가져갔다가 찔려서 가져다 놨나 봐~”



나는 기뻤다.
현금보다 아기 때 사진 한 장이 아까웠는데
그게 다시 돌아왔으니까.
현금도 가지런히 그대로 있었다.

그 일은 그렇게 조용히 묻혔다.




몇 해 뒤,
그 친구가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그만두는 날까지 자존심이 강했던 그 친구는
자신의 퇴사 이유를 본인만 모르는 것 같았다.

나중에서야 들었다.
그 친구는 회사 돈을 꾸준히 빼돌리고 있었단다.
그리고 내 지갑 사건의 범인도, 그 친구였다.
전 직장에서도 손버릇 때문에 쫓겨났다고 했다.




내 지갑 속 가지런히 정리된 현금을 보고
(그 친구의 습관이었다)
이미 눈치챘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믿고 싶었다.

손버릇만 아니었어도,
그 친구는 여전히 내 곁에 있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속상한 날에는 내 편이 되어주던
그 친구처럼 편했던 사람은 없었으니까.

뒤통수를 세게 맞았지만
그래도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너만큼
편했던 친구도 없었단 겨,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