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공황

by 이음하나



오래도록 나를 돌보지 않았다.
호랑이굴에 제 발로 들어가 먹잇감이 되어,
온몸의 살점이 다 뜯겨 피가 철철 흐르는데
그냥 모른 체했다.



엄마가 오래 알고 지내던 피부관리 샵이 있었다.
우리 엄마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처였다.
‘응답하라 1988’에 보면 엄마 셋이서 마사지를 받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가!
우리 동네에도 초입에 오래된 미용실이 하나 있었는데,
원장님이 사람이 좋아 온 동네가 그곳을 사랑방처럼 드나들었다.

모두 머리도 하고, 마사지도 받고, 매니큐어도 바르고
그야말로 복합 뷰티센터였다.

그 원장님은 엄마의 오랜 친구가 되었고,
지금도 가게 위치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사랑방을 운영 중이셨다.
엄마는 그곳에 다녀오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했다.

그래서였을까.
내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는
자신이 가장 편안한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우리 애도 오랜만에 개운하라고 데리고 왔어요.”

마사지는… 아이 낳고 받았던 산후조리 마사지 이후 처음이었다.
이런 호강이 나에게 어울리나 싶었지만,
그래도 엄마가 있으니 마음은 놓였다.

엄마와 나란히 누웠다.
원장님의 화려한 손길에 가죽밖에 없는 내 얼굴이 덜덜 떨렸다.

얼굴 마사지가 끝나고 눈을 감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알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이거 뭐지?




깜깜한 어둠이 나를 뒤덮는 듯했고,

숨이 막혔다.
호흡은 빨라지고, 식은땀은 줄줄 흘렀다.
누가 내 몸에 강력 접착제를 들이부은 듯,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문득,
이러다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주먹을 꽉 쥔 채 벌떡 일어났다.

2016년 1월,
매서운 추위가 가득했던 날.

“이 공포가 또 오면 어떡하지?”

그것이,
나와 마주친 첫 번째 공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