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수저열탕 소독과전기포트 세척을 한 번에
살림은 매일 반복된다. 어쩌면 지루하고 귀찮은 일이라 쉽고 단순하게 해내고 싶다. 비슷한 것끼리 묶어 처리할 수 없는지 생각해본다. 나는 이 과정이 참 재미있다.
우리 집은 나무 식기를 사용하던 집이었다. 옻칠 나무 수저를 10벌이나 구비하고 부러지면 교체하는 식. 꾸준히 나무 식기를 사용했던 이유는 단 하나. 가벼움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 식기 틈새로 찌꺼기나 이물질이 끼어 잘 빠지지 않아 세균이 증식된다는 정보글에 놀란 나는 부랴부랴 식기를 소독하기로 마음먹었다. 식기 소독은 사실 알코올로만 하고 있던 터라 끓는 물에 열탕 소독은 처음 해보았는데 소독할만한 큰 솥이 없어서 대충 프라이팬에 펼쳐서 소독했다.
열심히 끓는 물 소독하고 햇볕에 말리고 있는데 나무는 끓는 물 소독을 하면 안 된단다. 나무는 뜨거운 물을 만나면 미세한 틈들이 더욱 팽창하게 되어 세제나 찌꺼기가 더 잘 끼이게 되는 악순환이 초래된다고. 미지근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풀어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아준 뒤 헹구어 주어야 하고, 같은 이유로 햇볕 건조도 금지. 반드시 그늘에서 건조해야 한다.
이만저만한 이유를 알고 나니 관리가 편한 스테인리스 수저가 답이란 걸 알았다. 가벼운 스테인리스 수저가 있을까 찾아보다 발견한 제품이'진공 스테인리스 수저'이다. 스테인리스 수저가 도착한 첫날 연마제 제거해 주고 열탕 소독하여 잘 사용하고 있다. 확실히 진공 수저이다 보니 밥 먹을 때에도 손목에 부담도 없고 가벼워서 좋다.
평소와 다름없이 프라이팬에 넣어 수저를 소독하던 중 더 편하게 열탕 소독을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 같은 날 전기포트도 세척을 했는데 이게 아이디어가 됐다. 간편하게 살림하고 싶어 꼼수를 부렸다.
ㆍ 준비물: 구연산(또는 식초), 전기포트
1) 전기포트에 max 선까지 물을 받고 구연산 또는 식초를 1T 넣는다.
2) 스테인리스 수저를 전기포트에 넣고 뚜껑을 열어둔 채로 끓여준다.
스테인리스 수저를 넣어 팔팔 끓인 구연산 수는 싱크대가 소독될 수 있도록 잘 둘러서 부어주고, 스테인리스 수저를 그대로 담아둔 채로 새롭게 물을 받아 한 번 더 끓여주면 끝이 난다.
* 스테인리스 수저가 굉장히 뜨거우니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전기포트에서 꺼낸 스테인리스 수저는 행주 위에 잘 펼쳐두어 건조하면 열탕 소독은 완전히 끝이 난다.
이 방법은 스테인리스 수저뿐 아니라 스테인리스 빨대나 스테인리스 혀클리너 등 스테인리스 소재면 무엇이든 같은 방법으로 열탕 소독이 가능하다. 전기포트 물때 세척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일타이피, 일석이조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불편은 아이디어를 만든다. 살림에 꼼수를 더하는 아이디어는 재미있게 살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또 다른 꼼수를 부릴 방법은 없는지 또 다른 불편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