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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른디귿 Jan 19. 2021

감정 인간

조작된 기억

<옥천 부소담악>





나만 멈춰져 있는 기분

불안이 짙푸른 폭풍이 되어 몰려온다

내가 모르는 나인지

내가 외면하는 나인지

보이지 않는 회색빛 내면이 젖은 안개가 되어 나를 잠식한다

반복된 오랜 시간이

감정의 명암을 깊게 만들었다

노랑의 환한 해가 높게 떠 그림자를 길게 만들 때

너는 선명해져만 가고 나는 조바심에 몸 둘 바를 모른다

유독 긴 파장에 풀이 쉽게 죽는다

눈을 감아 나를 가둔다


영화 속 과거의 행복했던 그 시점은

라일락 필터가 씌어져 몽글몽글한 기분이 든다

조작된 그 기분 덕에 

나의 과거 속 행복했던 그 시점도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라벤다 향이 불어온다

응급처치 같은 위로의 호흡

따스한 빛 안에 통로

깨진 보도블록 사이에서 초록의 기운을 보았다

그 길의 끝에는 버블검 같은 명랑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눈을 감아 나를 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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