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른디귿 Jan 31. 2022

고마웠다, 그 생의 어떤 시간

허수경 시인 ‘고마웠다, 그 생의 어떤 시간’을 읽고



그때의 인생은

미움과 불신과 고통으로 흔적을 남긴 때가 있었다.

또 어떤 때의 인생은

사랑과 믿음과 행복으로 흔적을 남긴 때도 있었다.

살다 보니

문득, 그 모든 흔적들을 숨기지 말고

더 애태워 더 활활 타버리게 그냥 내버려 둘 걸 하는 후회도 있다.

모든 감정을 다 태워버려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해둘걸 하는.

미워하는 감정이든

사랑하는 감정이든

더 격렬히 일어날 걸

더 열렬히 마음을 다 할걸.

나도 그때, 나에게 묻는다.

나는 왜 그렇게 마음을 다 하지 않았던가

나는 왜 그렇게 마음을 숨겨야 했던가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있었던  많은 시간감정을 숨기며 살았던  같다

앞으로 살아갈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게

감정을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그 어떤 생에 중요한 순간은 늘 찾아오거늘






고마웠다, 그 생의 어떤 시간​


허수경​


그때, 나는 묻는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 차가웠는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물을 것이다. 그때, 너는 왜 나에게 그렇게 뜨거웠는가.

서로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때 서로 어긋나거나 만나거나 안거나

뒹굴거나 그럴 때, 서로의 가슴이 이를테면 사슴처럼 저 너른

우주의 밭을 돌아 서로에게로 갈 때, 차갑거나 뜨겁거나 그럴 때,

미워하거나 사랑하거나 그럴 때, 나는 내가 태어나서 어떤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이 고맙다.



작가의 이전글 살아남는 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