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광치기 해변 산책

by 다른디귿


기뻐서 그만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네요

이렇게 화창한 날이라니요

먼지 한 톨 없는 그런 마음을 선물로 주시다니요


하겠다고 결정했으면

우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설렁설렁했다가는

정말 큰 코 다칠 각오 해야 한다


늘 옥죄어왔던 늙은 다짐들

정작 현실 앞에선 마음이 메말라

시작도 못해보고 돌아선 바스락거리는 발걸음

속을 태우며 마음을 졸였던 수많은 밤들

시간에 맡겨두자 했을 땐 이미 늦었던 수많은 낮들

마음을 놓지 못했던 자리를 벗어나


그만 기뻐서 크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네요

이렇게 맑게 게인 날이라니요

오늘만큼은 그냥 웃어도 되지 않을까요



- 달콤한 게으름

광치기 해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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