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글쓰기

by 도토리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가 생각납니다.

"사람은 나이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대. 젊은 사람은 나이 든 적이 없으니 그 마음을 모르고 노인은 젊은 시절의 기억을 잊어버려서 젊은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데, 임종이 다가오면 그 인생 전체를 함께 보게 된대.그래서 유언의 경우 일반적인 노인의 생각과는 다르대.(드라마 '마인')"

라고요.


임종까지는 먼 이야기라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인생 전체를 톺아보는 재주는 없는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제법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 나니 확실히 어릴 때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된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과거에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라던지, 나는 역시 이랬어.라는 지레짐작과 같은 것들이요. 어떤 날은 이게 꼰대의 마인드인가 싶어서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나이 듦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겁니다.


자연스레 멋있게 나이 드는 것이 어떤 것인지 혹은 언제까지나 젊게 산다는 건 정말로 어떤 건지 솔직히 그것만은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저건 하지 말아야지 하며 기피하는 행동이나 언행들이 늘어나기는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무척이나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정말 여태껏 살아오면서 요즘처럼 나이에 대해 예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춘기도 그저 그렇게 보냈었고, 서른이 되던 때도 별 감흥은 없었는데, 이제 와서 뭔... 나이 듦에 대한 마지막 발악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남들과 조금은 다른 카테고리의 삶을 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나는 그 자리에 있는데 시간에 등이 떠밀려 앞으로 가는 느낌이랄까요. (feat. 철이 없었죠......)


그래서 시간을 늦추는 한 가지 방법이자 삶의 지루함을 이겨내는 방안 중의 하나로 100일 전에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권유로요. 일단 제 삶의 모토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거든요. 현재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글쓰기였네요. 마침 좋은 프로그램을 추천해 준 친구 덕에 소박한 목표로 일기라도 쓰다 보면 100일 뒤엔 뭔가 생겨나겠지라며 시작했었어요. 어떤 날은 소재가 너무 없어서 머리털을 잡아 뜯으며 무려 탈고(?)의 고통을 겪고... 그랬는데 벌써 100일이 지났더라고요. 뭔가 짠 하고 나타나는 일은 없었지만요.

사실 지구력이라곤 빵점이라 달리기도 단거리만 좋아하고 오래달리기는 포기하는 과거를 가졌기 때문에 앞에 얘기했듯이 '예전의 내가 이랬으니까 완주하지 못할 거야'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아마 저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거예요. 근데 그 땐 그 생각을 용케도 버리게 되었어요. 아마 절실했을겁니다. 그 때 함께하자 해준 친구를 그리고 우물쭈물했지만 따라간 저도 격하게 칭찬합니다.




아직도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영원히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 그중 하나의 방법이라면 저는 그 방법을 택하고 싶습니다. 완성형 인간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몰라도 저는 영원히 99% 정도의 인간으로 사는 것을 고를 거예요. 안 그러면 삶이 너무 재미없을 것 같거든요.

사실 태어났으니 그냥 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 치고는 꽤 부지런히 살아내고 있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기를, 앞으로도 별 거 아닌 글을 쓰는 일일지라도 멈추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해보면서 언젠가는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집니다.



'나이를 극복하는 건 나이에 대해 잊고 사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선은 기억에서 나이를 좀 지워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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