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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Sep 29. 2021

콩쥐의 일기





콩쥐는 스스로 제법 착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은 착하게 굴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대부분의 행동은 분명 선의를 가지고 했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늘 시작은 그랬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친절하게 굴고 말을 잘 듣기만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고, 그들 눈에 잘 보인다면 말이다.


과거의 콩쥐는 두꺼비도 나타나서 도와주었고, 새들도 암소도 와서 도와주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지만 어쨌든 행복하게 살았다고 했다.



2021년을 사는 콩쥐는 그저 미련한 이중인격자다.

다른 사람을 배려한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불편해 거절하지 못할 뿐이고,

사실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고 말해놓고 돌아서서는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토라져서는 네모나거나 뾰족하게 못난 마음을 감싸 안고서 마음이 둥그렇다고 우기는 꼴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지금의 콩쥐를 이해하지 못하고 조금쯤 탄식하며 조금쯤 만만해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왜 팥쥐처럼 자기 걸 욕심껏 챙기지 못하느냐 할 뿐이었다.


콩쥐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내 마음도 모르면서…







콩쥐야 조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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