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는 스스로 제법 착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은 착하게 굴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대부분의 행동은 분명 선의를 가지고 했던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늘 시작은 그랬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친절하게 굴고 말을 잘 듣기만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고, 그들 눈에 잘 보인다면 말이다.
과거의 콩쥐는 두꺼비도 나타나서 도와주었고, 새들도 암소도 와서 도와주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지만 어쨌든 행복하게 살았다고 했다.
2021년을 사는 콩쥐는 그저 미련한 이중인격자다.
다른 사람을 배려한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불편해 거절하지 못할 뿐이고,
사실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고 말해놓고 돌아서서는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토라져서는 네모나거나 뾰족하게 못난 마음을 감싸 안고서 마음이 둥그렇다고 우기는 꼴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지금의 콩쥐를 이해하지 못하고 조금쯤 탄식하며 조금쯤 만만해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왜 팥쥐처럼 자기 걸 욕심껏 챙기지 못하느냐 할 뿐이었다.
콩쥐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내 마음도 모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