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토리 Oct 01. 2021

숲으로 향하는 마음







오늘은 모든 것이 힘에 부쳤다.

사람들의 태도에 일일이 신경 쓰는 스스로에게 질려버렸고, 일에 대한 회의감은 해소되지 않아 짜증이 되어 찾아왔다. 나는 이 기분이 모두 PMS때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몇몇 사람을 귀찮게 하고 말았다. 퇴근을 하고 샤워를 한 뒤 창문을 열어둔 채 가을밤 공기를 느꼈다. 근처를 지나는 도로에서 간헐적으로 들리는 자동차 소리와 낮게 깔아 둔 음악이 어우러져 묘하게 나른해졌다.

방금 마신 맥주 때문이다. 나는 맥주캔을 손에 든 채 책을 펼쳤다. 누구나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마 오늘은 여긴가보다.






자연은 축복이다. 자연 속에 있을 때 허망과 무기력을 떨쳐버릴 수 있다. 계절마다 그 변화를 느끼며 바람처럼 마음을 달려보면 인생의 중력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설령 가련하게도 인간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심한 우울증에 고통받는 사람이라도
자연 속에서는
기분 좋은 상냥함과
깨끗하고 힘에 넘치는 사랑을 찾을 수 있다.
자연 속에 살며 오감을 갈고닦으면
깊고 어두운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
건강하고 순수한 귀에는
폭풍조차 아이올로스의 거문고 음률처럼 들릴 것이다.
그 누구도 순수하고 용기 있는 자를
천박한 슬픔에 빠뜨릴 수 없다.
사계절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즐길 수 있을 때
인생은 무거운 짐이 아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의 즐거움’





가을 저녁 바람이 제법 좋다.

시간을 내서 숲으로 가자.





숲에 가면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모두 고독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의 즐거움’













매거진의 이전글 2021. 09. 30. 목요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