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만 하다 멈추는 나, 실행을 향한 첫 발을 떼다
"시작은 언제나 마음속에서 멈춘다"
-준비만 하다 멈추는 나, 실행을 향한 첫 발을 떼다-
"위대한 일은 힘이 아니라, 끈기로 이루어진다."-새뮤얼 존슨
준비는 완벽한데, 시작은 늘 늦어진다.
라이팅코치 양성과정을 마친 지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책쓰기, 전자책쓰기, 요약독서법까지 세가지 과정을 차근차근 밟았다.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강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지도 오래다. 계획만큼은 늘 완벽히하려한다. 머릿속으르는 강의가 이미 열리고, 수강생이 앉아 있고, 나는 열정적으로 강단에서 말하고 있다. 현실의 나는 어떠한가. 여전히 '준비 중'이다.
강의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이상하게 다른 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강의용 키보드, 마이크, 모니터, 필기구, 형광펜, 수정테이프, 포스트잇까지. 마치 준비물이 다 갖춰져야 강의가 가능할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과정이 즐겁기까지 하다. 장바구니를 채우며 '이걸로 강의하면 잘되겠는걸' 라며 기대감이 차오른다. 새 장비를 설치하고, 책상을 정리하고, 공간을 세팅하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시작해야해!"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마음이 식는다. 그날의 열정은 사라지고, 준비는 완성됐지만 실행은 없다. 이전처럼 '완벽한 준비된 시작'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는 미루고 있다. 나는 시작을 두려워하는 사람일까?
'시작하지 못하는 병'의 실체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게으름만의 문제가 아니다. 겉보기엔 바쁘고 성실하게 준비하지만, 실은 '준비 중독'상태다.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뜸을 오래 들인다. 준비하는 행위를 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킨다. '아직 시작 전이니까 괜찮아.' '완벽히 준비되면 잘할 수 있을 거야.' 이런 말로 스스로를 달랜다. 준비는 현실을 미루는 가장 합리적인 핑계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시작하지 않음은 실패를 피하기 위한 방어기제다. 준비 중에는 평가받지 않는다. 누군가 내 강의를 듣고 "별로다"라고 말할 일도 없다. 시작하지 않으면 실수도, 부끄러움도 없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세상에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 안전한 공간이 주는 '준비 중'이라는 마지노선이다.
'안전'은 동시에 감옥이기도 하다. 준비의 끝은 실행이어야 하지만, 나에게 준비는 목적이 된다. 그렇게 완벽하게 갖춘 책상 앞에서 나는 또다시 노트북만 바라본다. 파일 이름만 만들고, 강의안 첫 줄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시작하지 못하는 병'은 이렇게 은밀하게 자란다. 곁으로 보기엔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멈춰있다. 나의 적은 게으름이 아니라 미루는 완벽주의다.
완벽주의와 두려움의 이중주
문제의 근원은 '완벽주의'에 있다. 완벽해야만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뿌리 깊다. 강의를 하려면 강의안이 완벽해야 하고, 말투도 자연스러워야 하며, 배경화면도 세련되어야 한다. 수강생이 만족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평가가 좋지 않으면 어쩌나. 이런 걱정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완벽주의는 성실함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두려움의 다른 이름'이다.
드려움은 또 다른 감정과 맞물린다. 바로 비교다. 나보다 먼저 강의를 시작한 사람들, 이미 수백 명의 수강생을 둔 강사들, 유명 강의 플랫폼에 올라온 강의 영상을 보며 생각한다. '나는 아직 저만큼 준비가 안 됐는데...' 비교는 언제나 출발선에 선 나를 주저앉힌다. 그들이 결승선에 서 있을 때 나는 여전히 신발 끈을 묶고 있다. 출발하지 않으면 결승선에 도착할 수 없다. 비교는 시도조차 막아버리는 장벽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자기 검열이다. 강의를 시작하면 나의 말과 생각이 공개된다. 글을 쓰는 일보다 훨씬 더 노출의 강도가 크다. '내가 과연 강사로서 말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의심이 밀려온다. 불안함을 덮기 위해 또다시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준비물을 산다. '준비하는 나'를 보면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시작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시작을 미루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완벽보다 작게, 빠르게, 가볍게
이제는 완벽 대신 '작은 실행'을 선택해야 한다. 완벽함은 시작의 조건이 아니라, 시작 후에 만들어지는 결과다. 나는 완벽하려는 욕심을 내려 놓고 '일단 한 번 해보기'를 목표로 삼기로 했다. 실행은 생각보다 작게 시작해야 한다. '첫 강의'는 10분짜리여도 충분하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단 한 명을 대상으로 해도 된다.
작게 시작하면 부담이 줄고, 실패의 두려움도 줄어든다. 작은 실행은 실패조차 '연습'이 된다. 10분짜리 강의에서 어색했던 부분을 고치면 된다. 말이 꼬였던 부분을 점검하면 된다. 완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행은 반복 속에서 다듬어진다.
나는 '결과 중심 사고'를 버리기로 했다. 그동안 '강의 완성', '수강생 만족', '성과'에만 집중했다. 중요한 건 '내가 실행을 지속하는 사람인가'였다. 성과는 나중의 문제다. 우선 '오늘 하루 실행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로그, 브런치 글 한 편도 매일 쓰지 못하는 내가 강의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실행은 생각보다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무거운 목표일수록 무너진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불완전한 상태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완벽한 순간은 절대 오지 않는다. 지금 불완전한 순간이 시작의 최적점이다.
작게, 꾸준히, 기록하며 나아가기
첫째, 하루 10분 강의 루틴 만들기
하루 단 10분이라도 강의 준비에 손을 댄다. 강의 제목을 쓰거나, 슬라이드 한 장을 수정하거나, 카메라 앞에서 자기소개를 연습하는 일도 좋다. 중요한 건 '매일' 실행해야 한다. 10분의 루틴은 작은 성공감을 만들어준다.
둘째, 공개 약속으로 동기 부여하기
'나중에 해야지'보다 '언제까지 하겠다'가 강하다. 블로그나 SNS에 '내달 첫 강의를 하겠다'고 공개한다. 약속을 하면 책임감이 생긴다.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인식은 강력한 동기가 된다.
셋째, 작은 성공 기록하기
하루의 실행을 짧게 기록한다. "오늘 10분 강의 연습 완료!" 이런 메모가 쌓이면, 나의 성장 히스토리가 된다. 작지만 꾸준히 쌓이는 경험은 자존감을 회복시킨다.
넷째, 피드백 루프 만들기
실행 후에는 복기한다.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적는다. 예를 들어, "목소리 톤이 낮았다", "시간 분배가 좋다" 식으로 구체적으로 기록한다. 이렇게 하면 다음 실행이 명확해진다.
다섯째, 도전 환경 조성하기
실행을 방해하는 요인을 미리 제거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알림을 꺼두거나, 강의 준비 시간만큼 일정에 블록을 만들어둔다. 환경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여섯째, '준비'보다 '시도'를 칭찬하기
오늘도 시작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는 대신, '오늘은 10분이라도 시도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실행은 완벽보다 '시도'에서 만들어진다.
완벽보다 용기를 택하자
나는 오랫동안 준비하는 이름의 방패 뒤에 숨어 있었다. 이제는 안다. 성장의 순간은 완벽한 준비가 끝난 다음이 아니라, 불안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에 온다는 걸. 실행은 미완성에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하고 불안하다. 불안 속에서 비로소 나의 방향이 생긴다.
강의용 조약돌 키보드, 색색의 포스트잇, 그럴싸한 모니터는 그저 물건의 의미 뿐만 아니라, '시작하기로 결심한 나'의 상징이다. 준비의 끝은 실행이다. 준비로는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실행이 나를 바꾼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첫 강의가 어색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나는 드디어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오늘은 준비를 멈추고, 실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내일의 나는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행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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