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나침반이다

불안을 동력으로 바꾸는 사업가의 마음 공부

by 라이팅코치 김지안

두려움은 나침반이다 — 불안을 동력으로 바꾸는 사업가의 마음 공부

부제: 20년 직장인이 던진 세 가지 질문이 나를 흔들었다. 흔들림이 오히려 답이었다.



장부장의 사무실에서 나는 무너졌다


2019년 5월, 20년을 꽉 채우고 퇴사한 장부장. 그가 지금 사무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샘플들과 브랜드 로고 시안들을 배경으로 앉아 있었다. 회사 다닐 때부터 꼼꼼하고 치밀했던 그는, 사업에서도 꼭 그런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일궈가고 있었다. 큰 오더를 받아 생산 대행을 하면서, 이제는 자기 브랜드까지 준비 중이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나는 그 자리에서 부러웠다. 동시에 초라했다.

그가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차분하게 물었다.


"어떤 사업을 하려고 해요?" "매출 목표는 얼마나 잡고 있어요?" "사업으로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 가지 질문이었다. 짧고 명확한 질문들이었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말이 막혔다. 뭉뚱그려진 대답들이 입 밖으로 나왔지만 스스로도 설득이 되지 않았다. 장부장은 부드럽게, 그러나 현실적으로 말했다. "차라리 강의 쪽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때요?"


나는 속으로 외쳤다. 아닌데. 난 사업하고 싶은데.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사무실을 나오면서 나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불안이 두려움이 되었고, 두려움은 무기력으로 번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려움이 아예 사라지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나는 이토록 흔들리는지를 알고 싶었다. 이 글은 질문에 대한 나 자신의 대답이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나 자신을 설득하는 기록이다.




두려움의 정체 — 그것은 '위험 신호'가 아니라 '성장 신호'다


심리학에서 두려움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실제 위협에 반응하는 생존 공포(Survival Fear), 다른 하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예기 불안(Anticipatory Anxiety)이다. 사업을 앞둔 나의 두려움은 명백히 후자다. 나는 지금 실패한 것이 아니다. 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심리학자 수전 제퍼스(Susan Jeffers)는 그의 저서 『두려워도 괜찮아(Feel the Fear and Do It Anyway)』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려움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함께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용감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이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지금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 말은 곧, 나는 이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볍게 생각하는 것에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두려움의 크기는 그 일에 대한 열망의 크기와 비례한다. 내가 사업에 대해 이토록 두렵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간절하다는 방증이다.


또한 신경과학적으로 보면, 두려움과 흥분은 동일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손에 땀이 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불안한 상태를 "나는 지금 불안하다"가 아닌 "나는 지금 흥분되어 있다"로 재정의하는 것만으로도 실제 퍼포먼스가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두려움의 언어를 바꾸면, 뇌가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나의 두려움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신호가 아니다. 나의 두려움은 사업을 제대로 준비하라는 신호다.




불확실성과 함께 사는 법 — 사업가의 사고방식


장부장이 그날 내게 한 말 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문장이 있다.

"불확실한 걸 가능하게 만들어가는 게 사업이에요."

이 말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다. 이것은 사업가의 세계관을 정확하게 압축한 문장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사회학자 캐롤 드웩(Carol Dweck)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두 가지로 나눈다.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다.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능력이 타고난 것이라 믿고, 실패를 자신의 한계로 해석한다. 반면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능력은 개발되는 것이라 믿고, 실패를 배움의 과정으로 해석한다.


사업에서 실패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거쳐야 할 학습 단계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이렇게 말했다. "실패와 발명은 분리될 수 없는 쌍둥이다." 실리콘밸리의 문화에는 '빠른 실패(Fail Fast)'라는 철학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수정하는 것. 이것이 현대 사업의 핵심 원리다.


일본의 경영 철학에는 카이젠(改善, Kaizen)이라는 개념이 있다. 매일 조금씩 개선한다는 뜻이다. 사업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처음에는 누구나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시작이 아니라, 시작 이후의 지속적인 개선이다.


나는 지금 완벽한 사업 계획서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부장의 세 가지 질문에 막힌 것은, 내 계획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완벽한 답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의 세계에서 완벽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은 완성된 지도를 들고 출발하는 여행이 아니라, 걸어가면서 지도를 그려나가는 여행이다.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 — 왜 나는 이것을 원하는가


나는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나는 돈을 벌고 싶다. 경제적 자유를 갖고 싶다. 시간적 자유를 갖고 싶다. 이것이 사업을 하고 싶은 근본적인 이유다.


이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 욕망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는 그의 저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직장인과 사업가의 근본적인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직장인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번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다. 반면 사업가는 시스템을 만들어 돈을 번다. 내가 없어도 돈이 흘러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경제적 자유의 본질이다.


나는 지금 시간을 팔아서 살고 있다. 하노이에서도,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 시간을 조직에 팔고, 대가로 월급을 받았다. 그러한 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방식으로는 결코 시간적 자유를 가질 수 없다. 내 시간은 항상 조직의 것이 된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소득에는 크게 노동 소득자본 소득이 있다. 직장인의 소득은 대부분 노동 소득이다. 사업가의 소득은 점차 자본 소득의 비중이 높아진다. 브랜드, 시스템, 고객 네트워크, 평판 — 이것들이 쌓이면 내가 직접 일하지 않아도 소득이 발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장부장이 지금 브랜드를 준비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단순 생산 대행은 노동 소득에 가깝다. 브랜드는 자본 소득을 향한 발걸음이다.


나의 목표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다. 내 시간을 내가 통제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아침에 알람 없이 일어나고, 내가 선택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이것이 내가 사업을 하고 싶은 진짜 이유다. 열망을 명확하게 인식했을 때, 두려움의 성격이 달라진다. 두려움은 더 이상 '하지 말라'는 신호가 아니라, '이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신호가 된다.




실행의 심리학 — 생각을 멈추고 움직이기 시작할 때


심리학에는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라는 개념이 있다. 너무 많이 생각하고 분석하다가 오히려 아무것도 실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다 결국 시작조차 못하는 것. 나는 지금 이 상태에 가까이 있는지도 모른다.


행동과학자 BJ 포그(BJ Fogg)는 그의 저서 『Tiny Habits』에서 변화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아주 작은 행동의 반복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거대한 목표를 한 번에 이루려 하면 뇌가 저항한다. 그러나 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는 행동을 매일 반복하면, 그 행동이 습관이 되고 정체성이 된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월 매출 1억을 목표로 세울 필요가 없다. 오늘 잠재 고객 한 명에게 연락하는 것. 이번 주에 내 사업 아이디어를 한 페이지로 정리하는 것. 이번 달에 시장 조사 결과를 문서로 만드는 것.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사업이 된다.

철학자 괴테는 말했다. "시작하라. 그 담대함 안에 천재성과 마법과 힘이 있다."

시작이 모든 것을 바꾼다. 시작하기 전의 두려움은 상상 속에서 가장 크다. 막상 시작하면 두려움은 구체적인 문제로 바뀐다. 구체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상상 속의 공포는 해결할 수 없다.


장부장도 처음부터 지금의 사무실을 갖고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보다 더 작고 불확실한 상태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가 20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뒀을 때, 그도 두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그 자리에 있다.




두려움을 들고, 그래도 걷는다

나는 오늘도 두렵다. 자금이 바닥날까 두렵고, 아무도 내 상품을 사주지 않을까 두렵고, 결국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할까 두렵다. 두려움이 사라지기를 기다리지 않겠다. 두려움이 사라질 날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대신 나는 두려움을 다르게 읽기로 했다.

두려움은 내가 이 일을 진지하게 원한다는 증거다. 불안은 내가 아직 준비를 더 해야 한다는 신호다. 막막함은 내가 지금 성장의 경계에 서 있다는 표시다.

장부장은 내게 강의를 권했다. 조언은 진심이었고, 현실적이었다. 그러나 나의 답은 여전히 사업이다. 강의는 여전히 시간을 파는 구조다. 나는 내 시간을 되찾고 싶다.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 두 가지를 동시에 갖는 삶. 그것이 나의 목표다.

수전 제퍼스의 말을 다시 빌린다. 두려워도 괜찮다. 그래도 하라.

나는 사업을 할 것이다. 오늘 당장 완벽한 계획서가 없어도 된다. 장부장의 세 가지 질문에 지금 완벽하게 답하지 못해도 된다. 질문들을 품고 걸어가면서, 답을 만들어가면 된다. 불확실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사업이라고, 장부장이 직접 가르쳐 줬으니까.

두려움을 들고, 그래도 걷는다.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사업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닥책모북컨설팅

#닥책모책쓰기정규과정

#닥책모전자책쓰기

#닥책모요약독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