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일.
중국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이 예전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38도씨라니. 아무리 덥다 해도 한국이 이렇게 뜨겁지 않았던 것 같은데 뜨거웠습니다. 한국 부모님 집은 에어컨 온도를 27도씨에 맞춰 두고 지내서 더 덥게 느껴졌나봅니다. 한국집에서는 전기료 많이 나온다고 엄마가 온도를 낮추지 못하게 했습니다. 중국으로 돌아오니 되레 이곳이 덜 뜨겁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번 한국 출장은 15일간 이었습니다. 평소 출장보다 꽤나 긴 출장이었습니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에어컨을 켰습니다. 내 맘대로 온도를16도씨 두었습니다. 에어컨을 켜고 인터넷 와이파이를 잡았지요. 인터넷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시스템 연결이 불가능합니다" 메시지 알림이 떴습니다. '아차차. 출장가기 전에 집안에 전기 코드를 모두 뽑고 갔었지' 뽑혀진 전기 코드를 모두 꽂았습니다. 전기 코드를 모두 연결했으니 와이파이가 잡히겠지. 생각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여전히 와이파이는 연결이 안됐습니다. 中国电信인터넷 업체에 확인했습니다. 지난 달 요금이 미납되서 끊겼다고 했습니다. 7월 20일 요금 납부일이 지나 자동으로 끊겼던 겁니다. 인터넷 업체에 확인하느라 신경쓴 탓일까요. 에어컨이 켜졌는데도 목줄기 뒤로 땀이 흘렀습니다. 요금을 지불하고 20분쯤 지나고 나니 와이파이가 연결되었습니다. 와이파이가 연결되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던지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3KG 케리어 2개, 10KG 케리어 1개. 짐을 쌀 때부터 가지고 오기까지 무거워서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막상 가지고 온 짐을 펼쳐보면 뭐가 이렇게 무거웠나 싶습니다. 신간 책 10권, 갖가지 화장품, 샤워 제품, 옷, 키보드, 마우스, 오미자, 결명자차 등 생활용품과 식품입니다. 바리바리 사서 가져와 놓고도 정작 사오려고 생각했던 펜은 사오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풀어 놓으면서 그제서야 떠올랐습니다. 물건 정리도 두 어 시간은 했나 봅니다. 짐정리를 대강하고 집안을 둘러 봤습니다. 어차피 땀도 났겠다 청소를 하기로 했습니다. 뽀얗게 쌓인 먼지를 물걸레로 닦았습니다. 집안 청소를 마치고 난 뒤 내친김에 냉장고 청소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없이 출장 길에 오르느라 야채들을 버리지 못하고 갔습니다. 예상대로 당근, 배추, 고구마, 토마토 신선 식품들 모두 곰팡이가 피거나 상해있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냉장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릇들을 모두 끌어 냈습니다. 냉장고 탈취까지 될 수 있도록 냉장고 청소용 세제를 분사해서 꼼꼼히 닦아습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집과 냉장고를 보니 한결 후련해졌습니다. 500ml 보냉컵에 물을 담고 큼지막한 얼음 몇개를 넣었습니다. 한 목음 마시자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시원한 물줄기가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출장이나 여행 전후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두면, 불필요한 당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기 코드를 뽑았는지. 아파트 관리비 등 공과금은 납입했는지. 냉장고에 음식은 정리했는지. 구매해야 할 물건은 확인했는지.
떠나기 전과 돌아온 직후, 생활 기반(전기, 인터넷, 냉장고 등)을 점검하는 습관은 필수입니다.
베르베르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영감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작업 중에 찾아오는 손님이다.”
글감이 없어요라고 말하기 전에 그냥 매일 쓰다보면 글 한 편이 된다.
매일 쓰는 루틴만으로도 조금씩은 성장 할 수 있다.
좀 전 집주인으로 부터 메시지가 왔습니다.
"가스비 미납이라서 가스가 끊길 수 있으니 납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