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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성취가 내 하루를 바꿨다

2025년 8월5일.

카카오톡 생일 알림 메시지가 떴다. 재수할 때 친구들 중 한 명. 미림이 생일이었다.

1994년 대치동에 있는 한빛 재수 학원에서 만났다. 다섯이서 어울렸다. 다섯 중 한 명 민성이는 15년 전 쯤부터 모임에 나오지 않는다. 미림, 수영, 원혁 이렇게 네 명만이 단톡방에서 가끔 소식을 주고 받는다.


생일 축하 메시지를 단톡방에 보내려고 했지만 단톡방이 사라졌다. 한국에 갔을 때 휴대폰 기기를 바꿔서 카카오톡을 로그인 했기 때문에 이전 데이타가 모두 사라졌다. 나는 미림이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먼저 보냈다. 나를 단톡방에 초대해 달라고 말했다. 미림이는 이미 방에 내가 있다고 했다. 나는 인사 메시지라도 남겨 달라고 했다. 단톡방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 였다.


"미림아 생일 축하해!"라는 메시지로 한 동안 잠잠하던 단톡방을 깨웠다. 잠시 뒤 수영이도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생일 축하 메시지가 잠잠해 지자, 수영이가 슬쩍 말을 이었다.

"애들아, 나 축하할 일 또 있어. 캘리그라피 대통령상 받게됐어"

3작품 출품 했는데 3작품 모두 대통령상 대상, 특선, 입선 모두 상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5년간 꾸준히 갤리그라피 공부를 해온 수영이다. 루틴의 힘이 느껴졌다.

또 하나, 수영이는 단축 마라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남편과 함께 마라톤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수영이는 인증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예전에 우울증을 안고 있던 모습이 아니었다. 두 아들 중 막내가 초등학교를 졸업 할 무렵이 되자, 수영이는 우울증이 왔었다. 그녀가 우울증을 극복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친구의 얼굴에 광대가 올라간 모습이 상상됐다. 수영이가 마라톤으로 몸과 마음을 다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자, 나는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었다. 워킹 패드 위에 올라 5.5 스피드에 맞춰 놓고 걷기 시작했다. 자극 받은게다. 나도 수영이처럼 러너스 하이를 느껴보고 싶어졌다. 갱년기 들어서 체중이 불었다. 건강검진 결과도 건강 위험 경계가 나왔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마라톤 하는 수영이에게 이것 저것 달리기 팁을 물었다. 미림이의 생일 축하로 말문이 트여서 한 동안 운동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다. 대화를 마무리 하는 메시지까지 나누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몇 시간 뒤 원혁이가 메시지에 답했다. 유일한 남자 사람 친구여서 인지, 여자들 수다에 끼지 않는 원혁이다. 늦은 오후가 되서야 원혁이는 생일 축하 인사를 간단히 건네고 이내 사라졌다.


꾸준한 노력은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 수영이의 갤리크라피와 마라톤이 그 예이다. 친구의 성취는 내 삶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수영이의 캘리그라피 도전과 마라톤에 나는 영향 받았다. 자극을 받은 나는 곧바로 걷기를 시작했다. 갱년기, 우울증, 생활 변화도 루틴과 활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 끊어진 듯 보였던 관계도 작은 인사 한 마디로 회복할 수 있다.


#자이언트인증라이팅코치김지안작가

#닥책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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