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에서 근무중입니다. 해외에 살면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수강합니다. 수업을 듣고 나면 수강 후기를 써야합니다. 수강 후기 관점을 강의 교안을 받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붙였을 때는 쓸 말이 한정적이었습니다. "이은대 작가님 최고입니다. 이렇게 좋은 수업을 매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순간,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 이지 똑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쓰는 건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몇 줄 쓰고 나면 할말도 없었지요.수강후기를 쓰는 관점을 바꿨습니다. "수강후기"가 아니라 오늘 배운 내용을 적용해서 "글쓰기 연습"이다. 관점 전환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몇 줄도 못쓰고 감사 인사 후기 쓸 때는 몸을 비비 꼬면서 의자에서 엉덩이를 몇 번이나 떼었다가 다시 앉기를 반복 했었죠.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카카오톡 화면창이 아니라 블로그 화면을 먼저 켭니다. 블로그에 어떤 형태로 한 꼭지 글을 쓸까 고민합니다. 오늘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무엇이었나. 모든 순간이 글감이 되는 글을 써보라고 배웠지요.
나는 일이든 취미든 재미가 우선입니다. 재미가 없으면 하기 싫어집니다. 내가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서 책 출간을 하다보니,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질문할 때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독서하고 글쓰기 한거죠?" 나는 대답합니다. "아니요! 독서 시작한지 이제 9년 정도 되었고 글쓰기 시작한지는 3년도 안됐습니다."라고요. 몇 년 안된 시간인데 책을 꾸준히 읽고 책 출간한 걸 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머!그럼 독서와 글쓰기가 재밌었나요?"라고 되묻습니다.
처음 두 세줄 글도 못쓰던 사람이 책을 썼다니 저 스스로도 무슨일인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느새 출간한 작가가 되어있었다... 과정을 생각해 보면 이은대 작가님이 매번 강의시간에 전달된 내용대로 된 겁니다. 그냥 꾸준히 수업 듣고 배운대로 실행하다보니 글도 쓰고 책도 쓰게 되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처음부터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단지, 독서를 하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유튜브의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도전 했을 뿐이었습니다. 독서해 본적 없던 제가 독서가 재밌었을리가 만무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책을 읽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깜깜했습니다. 책쓰기는 또 어떤가요. 한두 줄 문장 쓰기도 어려웠습니다. 강의 시간에 수업은 듣는데 무슨 소린지 처음 부터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글쓰려고 노트북을 켜서 보이는 하얀 화면을 보면 한숨만 푹푹 나왔습니다.
수강 후기 하나도 관점을 바꿔서 사소한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담도록 썼습니다. 점심 먹고 싶은데도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후기 쓰게 됩니다. 후기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쓰는 거니까요. 법으로 정했냐구요?! 제가 정했습니다. 바로 쓰지 않으면 쓰기 싫어지거든요. 근데 또 오늘 써야 할 블로그 포스팅 글을 생각하면서 쓰다보니 길어집니다.
재미 없는 일을 재밌게 해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몇 가지 소개합니다.
작은 일을 끝낼 때마다 점수를 부여합니다. 100점 달성시 좋아하는 간식 먹기. 오늘 블로그 글쓰기 한 편=미션 클리어 라는 식으로 미션과 퀘스트처럼 표현하면 동기부여가 됩니다. 포모도로 타이머 25분을 켜고 제한 시간 안에 끝내는 자기와의 경기로 만들기도 좋습니다.
같은 일도 카페, 도서관, 음악 클어둔 집 장소만 달라져도 새롭게 느껴지니까요. 좋아하는 향, 플레이리스트, 조명을 켜서 작업 환경을 기분 좋게 만듭니다. 혼자하기 싫은 일도 함께하면 재미가 납니다. 친구랑 줌 켜고 같이 글쓰기도 괜찮은 방법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이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히어로다! 같은 작은 드라마를 붙이면 몰입도가 달라집니다. 상상력을 덧입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청소=먼지 괴물 퇴치, 운동=레벨업 훈련, 보고서 작업=내가 쓰는 전략기획서 라는 식으로요.
하기 싫은 일을 끝내고 나면 바로 좋아하는 걸 할 수 있게 설계 하는 겁니다. 책쓰기 오전 강의를 듣고 후기를 쓰고 나서 점심을 먹는다. 처럼요. 일주일 연속 완료하면 작은 선물, 30일 달성하면 원하는 아이테 구매. 재미없는 일은 곧바로 내가 좋아하는 일과 연결하는 겁니다. 운동후 친구와 수다 같은거죠. 어떤 행동을 할 때 행동과 행동을 붙여서 하면 한결 해내기 수월해집니다.
5분만 달려보자. 라고 시작하면 몰입이 이어져 생각보다 5분이 금새 지나갑니다. 리포트 작성을 10분 단위 소작업으로 나눠서 성취감을 맛보면 그 쾌감도 나름 즐거움입니다.
매일 마주하는 일상에는 달갑지 않은 일들이 늘 섞여 있습니다. 청소, 보고서 작성, 반복되는 루틴처럼 말이죠. 일을 바라보는 시선과 방식을 바꾸면, 지루한 과제가 오히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 변할 수 있습니다.
작게 쪼개서 성취감을 느끼고, 스토리를 입혀 주인공처럼 몰입하며, 보상과 놀이의 감각을 더한다면 재미없는 일은 더 이상 버거운 짐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를 성장시키는 게임이 되고, 작은 성공이 쌓여 자신감과 에너지가 됩니다.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견디는 대신, 스스로 재미있게 바꿔내는 힘. 그것이야말로 지혜로운 태도가 아닐까요. 오늘 내 앞에 놓은 지루한 일은 작은 모험이자 즐거운 도전으로 여겨보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