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독서와 글쓰기에서 얻은 깨달음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힘"
feat. 독서와 글쓰기에서 얻은 깨달음
인생은 뜻밖의 순간에 우리에게 교훈을 건네곤 합니다.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작은 관계 속에서 말이지요.
지난 금요일 오전8시, 친하게 지내는 후배 희준이에게서 다급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부장님 예전에 다녔던 <가림>이 지금 회사 바로 앞 사무실로 이사 왔어요. 같은 층 바로 맞은편 사무실이라 언제든 마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퇴사 할 때 상황이 좋지 않았던 회사라서 걱정이 앞선 듯 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피하고 싶은 사람이나 불편한 관계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는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지요. 대부분은 '안 마주쳤으면 좋겠다', '모른 척 지나가자'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 선택이 과연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줄까요?
금요 오전 10시쯤, 또 다른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20년 만에 다시 연락하게 된 지은 언니였습니다. 몇 달 전부터 전화를 자주 걸어오는 언니는 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불만과 욕설을 쏟아냈습니다. 처음에는 공감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 마음은 지쳐갔습니다. 누군가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몇 시간이고 듣다 보면 나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이 두 가지 사건은 제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떻게 중심을 잡을 것인가.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 책쓰기가 그 중심을 어떻게 세워주는가라는 주제였습니다.
피하고 싶은 관계를 대하는 방법
희준이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있었습니다. 과거에 출산 후 육아 휴직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해 퇴사한 회사, 그리고 이제 바로 앞 사무실로 이사 온 전 직장. 언제든 전직장 대표를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긴장되고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을 것입니다.
저는 희준이에게 말했습니다. "나라면, 정면 돌파 하겠어. 인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커피나 간식거리라도 사들고 가서 '이사 오셨네요'하고 인사해." 저의 대답을 듣고는 망설이는 듯 했습니다. "정말 그게 나을까요...?"
오후에 다시 희준이로부터 메시지가 왔습니다. "점심 먹고 올라오면서 커피 한 잔 사들고 가서 인사하고 왔어요. 세상 속 편해졌어요. 고마워요. 부장님한테 이렇게 또 도움을 받네요."
이번 경험이 말해주는 건 분명합니다. 관계에서 피하고 싶은 감정이 있을 때, 그것을 방치하면 나를 계속 괴롭히지만, 작은 행동 하나가 마음을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도망보다 마주함이 더 큰 자유를 줍니다.
저도 과거 불편한 관계로 헤어졌던 상사가 있었습니다. 십 년이 지난 지금, 저는 그 때 직장상사와 상해에 갈 일이 있을 때면 연락해서 오순도순 점심 먹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부정적인 에너지에 휘둘리지 않기
지은 언니와의 전화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언니는 늘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고 욕설을 섞어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몇 번이나 "욕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본인 감정이 올라오면 욕설의 수위는 더 높아졌습니다. 저는 참다 못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언니는 좋은 사람 컴플렉스가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나쁘다고 단정하잖아요. 그런데 그건 옳지 않아요. 다른 사람을 욕한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오히려 언니의 에너지만 고갈 될 뿐이에요.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다보면 본인 생각과 말처럼 욕할일만 생기게 되요. 저는 이제 더 이상 그런 이야기 듣고 싶지 않아요."
지난 8월, 지은 언니와 전화 통화를 마치면서 저는 저의 경계와 기준을 분명히 세워야 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대방이 내게 계속 부정적인 에너지를 흘려 보낼 때, 그것을 그대로 받아내고 듣고 있다보면 나 자신이 지쳐버립니다. 앞선 몇 번의 통화로 에너지가 떨어지고 분산되는 걸 경험했습니다. 저는 태도를 바꾸기로 결정했기에 이번 통화에 또 다시 그런 언니의 말에 대응했던 겁니다. 자기 자신의 태도를 바꾸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타인을 바꾸는 건 불가능 하지만, 내가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내가 정하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주는 힘
금요일 두 번의 일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자기 기준을 세우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건 독서와 글쓰기, 책쓰기 덕분이라는 사실입니다. 책을 읽으며 감사와 긍정의 태도를 배우고, 글을 쓰면서 제 안의 기준을 명확하게 세울 수 있었습니다.
독서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줍니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집니다. 글쓰기는 그 관점을 내 안에서 소화하고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쓰다보면 자기자신의 생각이 단단해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기준이 생깁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취미만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도구입니다. 덕분에 저는 희준이에게 "피하지 말고 인사해 보라"는 조언을 할 수 있었고, 지은 언니에게는 "욕설을 듣고 싶지 않다"는 제 의사를 명확히 전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 있었던 일을 돌아보며 저는 몇 가지 저의 기준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피하고 싶은 관계도 작은 용기로 풀 수 있다.
희준이의 사례처럼, 회피 대신 먼저 다가가는 행동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불편한 관계가 두려운 건 마주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막상 마주하고 나면 생각보다 별일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타인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의 기준을 세우고 경계를 지켜야 한다.
지은 언니와의 대화는 타인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나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관계에서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내가 어떤 대화를 허용할지. 어디까지 감정의 에너지를 쏠지는 나 자신의 선택입니다. 말과 행동으로 부정적인 에너지를 나에게 쏟아 놓는다면 거부하면 됩니다.
세 번째, 독서와 글쓰기는 삶의 기준을 세우는 가장 확실한 도구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저는 감사하는 태도, 긍정적인 사고, 그리고 자기 중심을 지키는 힘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태도를 바꾸려면 생각의 기준부터 세워야 하고, 기준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단단해집니다.
삶은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흔들립니다. 하지만 중심을 세운 사람은 흔들리더라도 쓰러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다른 내일은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달라진 오늘을 살아낼 때, 비로소 다른 내일이 찾아옵니다.
이제야 저는 일상에 녹아든 책 속의 메시지를 체화해 가고 있는 듯합니다.
"다른 내일을 원한다면, 달라진 오늘을 살아야 한다."
오늘의 작은 선택, 오늘의 단단한 기준이 모여 내일의 삶을 바꿔줍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변화를 가능하게 해 준 든든한 코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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