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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로고를 넘어, 브랜드를 배우다.4화(1장4절)

학습자의 눈으로 쓰는 나의 브랜딩 기록.

1장. 처음 나는 브랜드를 오해했다

4절. 마케팅과 브랜딩, 혼동 속에서 길을 잃었던 나

부제 : 팔리는 것과 남는 것 사이에서 배운 교훈



나는 마케팅을 브랜딩이라고 착각했다


패션 업계에서 30년동안 일하면서, 나는 매출이라는 단어와 함께 살았다. 년중 목표를 세우고 시즌마다 매출 목표가 설정된다. 제품이 출시되면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매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브랜딩을 동일하게 받아들였다. 매장 외부에 노출되는 광고 모델컷을 정해서 설치하고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판촉 행사를 진행면서 브랜딩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당시 나에게는 그것 말고 다른 정의가 필요하지 않았다. 잘 팔리면 브랜드가 성장하는 것이고, 팔리지 않으면 브랜드가 실패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브랜드가 곧 매출이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모든 활동은 마케팅, 그리고 동시에 브랜딩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상한 공백이 생겼다. 제품은 많이 팔려지만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가 남아 있지 않았다. 신상품을 내면 일시적으로 매출이 오르지만, 다음 시즌이 되면 소비자는 다시 처음부터 설득해야 했다. 반복되는 판촉 경쟁 속에서, 나는 우리가 만든 브랜드가 왜 소비자의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마케팅과 브랜딩을 구분하지 못한 채 같은 것으로 섞어버린 결과였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왜 다르고, 어떻게 혼동했는가


책에서 배운 구분

브랜딩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처음 깨달은 건, 마케팅과 브랜딩이 서로 다른 영역이라는 사실이었다. 마케팅은 제품을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는 활동이라면, 브랜딩은 소비자의 마음 속에 정체성과 경험을 심는 작업이었다.

홍성태 교수는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케팅은 단기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활동이고, 브랜딩은 장기적 기억을 만드는 활동이다."


마틴 뉴마이어 역시 < The Brand Gap > 에서 비슷한 통찰을 주었다.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는 과정이지만, 브랜딩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정의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내가 아무리 광고를 집행하고 할인 행사를 열어도 그것은 마케팅일뿐, 소비자가 브랜드를 기억하거나 사랑하게 만드는 일은 브랜딩이라는 뜻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혼동

현장에서 나는 마케팅과 브랜딩 개념이 뒤섞어 사용했다. 예를 들어, 나는 중국 시장에서 런칭한 여성복 브랜드 기획팀장이었다. 런칭 2년차까지 정가 판매를 고집했다. 가격 할인을 시작하면 다음시즌 부터는 무조건 할인을 해야 하는 소비자 특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출 하락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매자 1인당 마케팅 목표 구매 금액을 채우면 30% 할인(七折)을 적용해주었다. 단, 모든 상품이 아니라 재고율이 높은 상품을 선별해서 할인했다. 할인 행사를 시작하고 한 두시즌은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가격 할인 마케팅 전략은 이내 효과가 떨어졌다. 사람들은 오히려 할인하지 않는 상품을 정상 가격으로 구매했다. 여전히 매출은 하락세였다. 나는 그제서야 마케팅과 브랜딩을 구분할 수 있었다. 고객은 가격이 싸기 때문에 찾아온게 아니었다.




사례로 본 차이

세계적인 브랜드 사례도 같은 교훈을 준다.


코카콜라와 펩시

펩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대규모 광고와 스타 마케팅을 통해 젊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기억에 남은 것은 코카콜라였다. 코카콜라는 마케팅을 넘어 행복이라는 일관된 브랜딩을 구축했고, 그 메시지가 세대를 넘어 소비자의 마음속에 각인됐다.

애플

애플은 신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도 뛰어나지만, 강점은 브랜딩이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프리젠테이션 문구 "Think different" 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애플을 경험하면서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형성하게 만들었다. 애플은 일시적인 판매촉진을 넘어, 소비자의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브랜딩에 성공했다.

나의 경험

내가 브랜드를 기획팀장으로 일을 하면서 마케팅에 치중한 탓에 이런 차이를 경험했다. 단기 매출을 끌어올리면 성과는 있었지만, 소비자가 남긴 브랜드의기억은 약했다. 브랜드가 아니라 가격 할인을 기억한 것이다. 가격 할인을 시작한 이후 정가 판매율은 이전보다 더 떨어졌다. 소비자는 알았던거다. 조금만 기다리면 가격할인 세일이 시작될거란걸.



학습자로서의 전환

이제는 알게됐다. 마케팅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브랜드가 자라지 않는다. 소비자의 기억 속에 남는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서 학습자로서의 나는 태도를 바꾸기로 했다.

첫째, 마케팅은 단기적 도구로만 사용하자. 판매를 촉진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 쓰되, 그런 가격 할인 정책이 브랜딩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둘째, 브랜딩은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자. 소비자가 "이 브랜드는 나에게 어떤 의미였나?"라고 질문할 때 대답할 수 있도록 정체성과 경험을 설계하자.

셋째, 글쓰기를 통해 나의 브랜딩을 실천하자. 내가 배운 것과 느낀 것을 기록하면서 나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브랜딩이다. 단기적인 홍보 문구가 아니라, 꾸준히 남는 기록이 나의 브랜드가 될 터이다.






팔리는 것과 남는 것의 차이


나는 오랫동안 마케팅과 브랜딩을 혼동했다. 광고와 판촉 활동을 하면 브랜딩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험이 알려준 개념은 달랐다.

마케팅은 팔리게 만들고, 브랜딩은 남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브랜드가 힘을 가지려면 소비자의 마음속에 기억으로 남아야 한다. 마케팅으로 채울 수 없는 영역이다. 경험, 일관성, 신뢰, 그리고 시간만이 만들 수 있다.


브랜딩을 학습하면서 이제야 차이를 정의할 수 있게 되어간다. 글로 쓰면서 정리하고 있다. 팔리는 것에 몰두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남는 것을 고민하는 지금, 나는 여전히 배우고 익히는 중이지만, 흐릿했던 개념과 정의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마케팅은 순간이지만, 브랜딩은 이야기라는 것을.

그리고 그 이야기는 소비자가 완성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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