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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글에도 맥락을 세우는 힘"

밤새워 쓰는 글보다, 생각의 구조를 세우는 글이 더 오래간


"한 편의 글에도 맥락을 세우는 힘"

부제 : 밤새워 쓰는 글보다, 생각의 구조를 세우는 글이 더 오래간다.




글쓰기가 밤을 삼켜버린 이유


간밤 새벽 네 시가 다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글을 쓰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것만 마무리하고 자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어느새 시계 바늘은 새벽 세시를 넘어가 있다. 글이란 게 그렇다. 쓰다 보면 새로운 문장이 떠오르고, 떠오른 문장은 또 다른 생각을 불러온다. 그러다 보면 끝이 없다.



밤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 야간 책쓰기 수업을 듣고 나면 후기를 써야한다. 후기는 블로그와 브런치 글로 이어진다. 글이 완성되면 안심이 되지만, 동시에 또 다른 글이 손끝에서 움튼다. 글쓰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행이지만, 문제는 균형이다.



새벽까지 글을 쓰고, 아침에는 요약독서법 수업에 참여했다. 알람을 여러 개 맞춰두고 겨우 일어났다. 수업이 끝난 뒤 후기를 쓰다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시간 감각이 사라지는 묘한 순간이었다. 마치 내가 아니라 글이 나를 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질문이 올라왔다.

"나는 요즘 왜 매번 밤을 새워야만 글을 쓸 수 있을까?"

"왜 이렇게 몰입하면 균형을 잃을까?"



질문이 글의 출발점이 된다. 한 편의 글을 쓸 때도 문제-->원인-->해결-->실행-->변화의 맥락을 세워야 한다는 걸, 나는 내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몰입의 함정에 빠지다


나는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면 시간 감각을 잃는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학교 다닐 때도 주요 과목보다 내가 좋아하는 미술, 역사, 세계사, 한문, 사회과학 같은 과목에만 집중했다. 좋아하는 과목 성적은 좋았지만, 주요과목을 등안시한 덕분에 전과목 평균은 불균형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그때부터 "균형 감각" 부족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습성은 바뀌지 않았다. 회사 일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프로젝트에는 밤을 새워 몰두했다. 반면, 관심이 적은 일은 맡으려하지도 않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니까 하는 일'이라며 스스로에게 합리화하는 중이다. 좋아하는 일이라도 균형없이 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지금은 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열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균형잡힌 리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는 그걸 깨닫지 못한 채 열정으로만 글을 밀어 붙이고 있는 중이다. 이러다가 피로, 무기력, 좌절감에 글쓰기를 놓게 될까 두려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조 없는 글쓰기의 덫


돌이켜보면 나는 글을 '감정'으로만 썼다. '지금 떠오르는 생각을 놓치면 안 돼.', '이 문장을 완성해야 잠이 올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쓰다 보니, 글을 많아졌지만 글의 구조는 흐릿해졌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 모호한 글을 썼다.



한 편의 글이라도 제대로 쓰려면, 맥락이 필요하다. 맥락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나는 어떤 문제를 겪었는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 했는가?

독자는 내가 쓴 글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글을 읽은 후 독자는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가?


질문의 글의 뼈대가 된다. 나는 뼈대를 세우지 않은 채 메모만 나열하여 감정 위주의 글을 써왔다. 문장이 많다고 해서 좋은 글이 아니다. 구조가 있어야 글이 독자에게 닿는다.



글을 쓴다는 건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다. 생각을 정리한다는 건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좋은 글은 문제 해결의 과정과 닮아있다.






'구조적 글쓰기'로 전환하라


나는 글을 쓰기 전에 '문제 구조표'를 만들기로 했다. 글쓰기의 설계도이자 나 자신을 돌아보는 체크리스트 역할이다.

문제-->원인-->해결-->실행-->변화

5단계 글쓰기 문제 해결 구조


문제 구조표를 만들어서 쓰고 난 후 부터 감정이 아닌 구조가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지금 쓰고 있는 글도 같은 방식으로 썼다. 처음에는 "새벽까지 글을 쓰는 나의 문제"로 시작했다. 다음으로 "몰입의 함정"을 원인으로 잡았다. 이후 "구조적 글쓰기"를 해결책으로 제시했고, 마지막에는 "균형 있는 변화"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글쓰기는 독자에게만 도움되지 않는다. 글을 쓰는 나 자신이 변한다. 문제 중심으로 글을 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 인식이 깊어진다. 글쓰기가 나를 객관화시키는 힘을 발휘하게 되는 거다.





생각의 루틴을 바꿔라


실천의 핵심은 리듬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리듬을 잘 지키는 사람이 더 오래 쓴다. 나는 요즘 다음 네 가지 루틴을 실천하기로 했다.



첫 번째, 하루의 글쓰기 시간 정하기

밤보다는 아침에. 글쓰기를 '몰입의 끝'이 아닌 '하루의 시작'으로 재배치 한다. '밤의 감정 글쓰기'에서 '아침의 사고 글쓰기'로 옮겨간다.


두 번째, 한 문단 마다 구조 점검하기

문단이 문제인지, 원인인지, 해결인지 표시해본다. 이러한 과정만으로도 글이 명확해진다.


세 번째,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기

"이 문단의 핵심은 무엇인가?"

답이 바로 나오지 않으면, 문장이이 길거나 불필요한 감정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네 번째, 오늘의 메시지를 정리하기

"이 글을 통해 독자가 무엇을 얻길 바라는가?"

메시지를 정리하는 순간 글이 살아난다.


루틴을 매일 지키면 글쓰기가 일상이 된다.

글은 '특별한 시간에 몰입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쌓아가는 생각의 루틴'이 된다.




글이 나를 바꾸고, 내가 글을 바꾼다


균형 없는 글쓰기는 나를 소진시키다. 반면, 구조 있는 글쓰기는 나를 성장시킨다.

이러한 차이는 '문제를 인식하고 구조를 세우는 힘'에서 비롯된다.

나는 이제 밤을 새워 글을 쓰지 않겠다. 대신, 글을 쓰기 전에 잠시 멈춰 묻는다.

" 이 글은 어떤 문제에서 출발하는가?"

"이 글로 누군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을까?"


글을 자기 성장의 기록이다. 나처럼 몰입에 빠져 균형을 잃는 사람이라면, 이 글이 하나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글을 통해 삶의 구조를 세우게 되기를.


한 편의 글이라도 맥락있게 쓰는 사람,

그는 이미 '생각하는 작가'로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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