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윤 서비스 기획자
A topping of your life, like a cherry on top!
완벽한 룩을 더 완전하게 해 줄 토핑 같은 모자를 만드는 볼캡 전문 브랜드 태리타운(Tarrytown)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프로워커들을 만나 없으면 왠지 모르게 허전한, 비로소 나를 완전하게 해주는 토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황지윤 푸드대시 서비스기획자
문과 나온 네이버 출신의 전직 개발자, 현직 서비스기획자. 더 잘하고 싶은 게 많아 가능성에 OK를 외치는 프로워커.
연차: 10년차
학력: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경력: 네이버(웹개발자) > 밸런스히어로(서버개발자) > 푸드대시(서비스기획자)
MBTI: ENFP
email: wislow.h@gmail.com
SNS: https://www.instagram.com/juoonh/
태리타운: 볼캡이 잘 어울리시는데요? 모자 자주 쓰시나요?
황지윤: 좋아해요. 운동할 땐 필수고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편이에요. 저 이거 오늘 쓰고 가도 되나요?
태리타운: 5만원입니다, 고객님.
황지윤: 아, 네…
태리타운: 개발자에서 서비스기획자로 전직한 지 얼마나 되셨죠? 새로운 직업이 잘 맞나요?
황지윤: 서비스기획자로는 2년차예요. 아직 배울 게 많죠. 힘들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재미를 느끼는 편이고요. 사실 이직하기 전에 개발자로 8년을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성향 때문인 것 같아요.
태리타운: 왜요?
황지윤: 개발이라는 분야도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구현해낼 수 있는 영역을 넓힐 수 있거든요.
태리타운: 그렇다면 개발이나 기획과 같은 일 말고 지윤님을 행복하게 하는 게 있을까요?
황지윤: 내가 ‘나다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요. 그게 내가 생각하는 ‘맞는 방향’이고, 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때 행복감이 들어요. 커리어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있어 주체성을 잃고 싶지 않거든요. 주변에서 저에게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너답다’라는 말을 해줄 때 기분이 좋아요.
태리타운: 반면에 지윤님을 좌절하게 만드는 건 뭘까요?
황지윤: 내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서의 불인정?
태리타운: 불인정?
황지윤: 저는 인정받고자 하는 대상이 구체적이고 분명한 편이에요. 그중 가장 비중이 큰 건 항상 제 자신이고요. 그 외는 제가 인정하고 존경하는 분들한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해요. 아마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만큼, 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할 만큼의 수준으로 나도 어떤 것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 것 같아요.
태리타운: 인정욕구가 강한 편인가요?
황지윤: 강한 걸 넘어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껴지면 좌절하게 되는 것 같아요.
태리타운: 좌절한다고요? 좌절하고 그러실 분 같아 보이진 않아요.
황지윤: 속으로 욕하기도 하고, 혼자 울적하기도 해요. 그래도 빨리 털고 일어나는 편이에요.
태리타운: 오~ 그게 쉽지 않은데. 좌절을 극복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황지윤: 별 건 없는데, 일단 제가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은 해봐요. 그렇지만 인정이란 건 결국 상호작용이잖아요? 제가 하는 데까지 했지만 상대가 아니라면, 그땐 뭐 저도 그냥 말아버려요.
태리타운: 그게 바로 되나요?
황지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까.
태리타운: 아~ 그게 포인트군요.
태리타운: 회사 일 외에도 여러 가지 외부 활동을 해오신 것 같은데요, 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을까요?
황지윤: 저는 협업할 때 각자의 업무 능력만큼이나 태도가 중요하다고 여겨요.
태리타운: 능력보다 태도인가요?
황지윤: 무조건은 아니지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는 협업의 기본인 것 같아요. 능력도 없는데 태도까지 안 좋으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거든요.
태리타운: 점점 얼굴이 붉어지는데, 요즘 겪고 계신 일인가요?
황지윤: 노코멘트하겠습니다. 하하.
태리타운: 프로워커로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지윤: 게으름? 체력이 떨어지면 게을러져요. 그걸 경계하려고 테니스랑 러닝을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문제예요.
태리타운: 에이, 그건 지윤님만의 단점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럼 운동 말고도 지윤님을 완전하게 하는 토핑 같은 요소들이 있을까요?
황지윤: 펜, 붓, 종이 같은 것들도 저한테 중요한 토핑이에요. 정리되지 않는 마음을 글로 정리하거나, 생각할 게 많을 때 그림을 그리거든요. 뭔가 내 안에 있는 걸 물리적으로 끄집어내는 작업을 하면 반대로 제가 채워짐을 느껴요.
태리타운: 자신을 채워가는 모든 행동을 토핑으로 여기시는군요?
황지윤: 네, 말하고 보니 진짜 꼰대스럽군요. 근데 저 맞아요, 젊꼰. 인정하는 바입니다.
태리타운: 왜 그렇게 스스로를 채우려고 하시나요? 불안이나 강박 같은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진짜 끊임없이 뭔가를 하는 것 같아요.
황지윤: 맞아요. 저를 계속해서 새로운 걸로 채우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예요. 새로운 걸 시도하고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거든요. 항상 과거 이야기를 하고, 젊었을 때 성취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했던 이야기 또 하고… 저는 그런 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고요.
태리타운: 흔히 말하는 꼰대들이군요. 그런데 지윤님도 꼰대잖아요…?
황지윤: 아니라곤 못하겠지만, 꼰대도 부류가 다양하잖아요? 항상 뭔가를 궁리하고, 계획하고, 배우고, 도전해보는 거 자체로도 재미가 있지만,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나는 시너지와 배움의 속도가 또 굉장히 큰 재미거든요. 저한테도 영감을 주는 사람이 있듯이, 저도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자극을 주는 흥미로운 사람이고 싶어요.
태리타운: 지윤님은 굉장히 다양한 토핑을 갖고 계신데요. 이것들로 인한 지금 자신의 완전도를 가늠해본다면 얼마일까요?
황지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살고 싶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있는지,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는지 따진다면 53.75%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태리타운: 굉장히 구체적인데요?
황지윤: 여전히 탐색 중이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구체화해 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더 완전해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윤님과 인터뷰하는 내내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이었다. 인정받지 못하면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에게서 이런 표정이 나온다니. 그러나 인터뷰가 깊어지면서 그 미소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답을 찾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 쉬워 보여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마음의 소리보다,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쉽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린 채 갈피를 잡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윤님은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너무 잘 알기에 본인의 내일이 궁금할지언정 두렵지는 않은 것이다. 두렵지 않기에 저런 미소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지윤님이 쓰고 있는 모자는 태리타운의 윈터나일론 TPC_04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