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기부처를 찾는다는 요청에 많은 곳에서 연락이 오셨는데요.(모두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연락을 주신 월드비전에 신청서를 드렸습니다.
비용으로 치면 100만원 조금 넘는 손 부끄러운 물량이지만 다양한 분들에게 드리고 싶어서 물량 전부를 드리는 대신 반기별로 주기적으로 진행하기로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아예 생산 때마다 기부물량을 초기에 빼두려고 합니다.
누가 보면 엄청 거룩한 사명감이 있거나, 돈을 엄청 잘 버는 브랜드로 오해하실 수 있지만 저희는 매달 돈걱정을 하는 스몰오브스몰 브랜드입니다. 게다가 저는 대출 이자를 무사히 내는 게 다행인 사람이고요 ㅋ 특히 헬로오스틴,태리타운은 사장 닮아서 철저히 세속적이고 욕망지향적인 회사입니다!
기부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 안에 있어요. 제가 더 성장하고 회사를 더 확장시키고 싶어서예요. 철저히 저를 위한 개인적인 선택! 흔히 사람은 자기 그릇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요즘 제가 그걸 매일 느껴요, 그릇이 가득 차서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 기분 말예요. 제 케파의 한계에 다다른 거죠. 성장충인 저는 이걸 더 키우고 싶어요. 그렇다면 기부랑 성장이 어떻게 연결 되냐?!
성장의 방법 중에 제가 살면서 터득한 게 ‘비우기’였어요. 어떤 그릇이든 가득 차 있으면 더 채울 수 없잖아요. 그릇에 든 걸 빼내는 거죠. 그게 물건이든 경험이든 제가 가진 걸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누는 것! 터질 듯 채워져 있는 걸, 나한테 필요 없는 것 말고 내게 소중한 걸 나누는 겁니다. 이건 돌아가신 저의 엑스 보스에게 배운 것이기도 하죠. 카니발에서의 꼰대 타임은 지나고 보니 큰 자산이더라고요.
그런데 신기한 건 여기서부터입니다. 그냥 비우는 것만 했는데 어느새 새로운 것들로 채워집니다. 어딘가에서 뭐가 자꾸 들어와요. 일이 술술 풀리죠. 좋은 제안이나, 좋은 동료가 들어오기도 하죠. 더 신기한 건 이 포인트! 이전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는 점. 용량이 늘어나 있더라구요. 성장의 증거죠. 이럴 때 미친듯한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렇게 될 수 있는 건 제 주변에 좋은 giver들이 함께 모여 있기 때문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원래 giver는 giver들과 함께 할 때 시너지가 나는 법이니까요. 제가 헬로오스틴을 통해 동료를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도 이걸 본 독지가가 삘 받아서 나눔의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라는 enfj의 오지랖도 깔려 있다는 ㅋ
결국 재화든 인사이트든 순환할 때 시너지를 내며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믿기에 앞으로 제가 가진 능력 안에서 태리타운의 모자들을 필요한 곳에 나누고자 합니다. 철저히 저와 저희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서 말이죠.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제보와 연결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 꼴랑 600만원 들고 허세부리는 태리타운이었습니다.